“세기의 사기극” 트럼프 한 마디에…美 태양광 진출 리스크 커지나

“세기의 사기극” 트럼프 한 마디에…美 태양광 진출 리스크 커지나

- 트럼프의 태양광·풍력 비난 심화…‘바이든 지우기’ 일환
- 한화솔루션·OCI홀딩스 등 업황 반등 속 불확실성 재확인
-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업황 회복세는 지속될 것” 전망도

기사승인 2025-09-03 17:23:44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 전경. 한화큐셀 제공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름을 앓던 미국 태양광 시장이 대(對)중국 제재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발언으로 다시 혼돈에 빠지게 됐다. 현지 저변을 한창 넓히고 있는 한화솔루션, OCI홀딩스 등 국내 기업에도 불확실성이 재차 드리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바이든 정부에서 이어져 온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 규모의 ‘모두를 위한 태양광(Solar for All)’ 프로그램을 지난달 중단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하나의 큰 아름다운 법안(OBBBA)’의 일환인 태양광·풍력에 대한 세액공제 종료 시점을 당초 2032년까지 유예에서 2027년 말로 조기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도 2027년 말까지 전력을 생산·공급한 기업에 국한됐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기조다. 그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을 “세기의 사기극”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풍력이나 농민을 파괴하는 태양광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달 로드아일랜드주 연안에서 건설 중이던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 ‘레볼루션 윈드’ 공사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기조는 재생에너지 전반에 걸쳐 확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한화솔루션(한화큐셀)과 OCI홀딩스가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은 3조2000억원을 들여 미 조지아주에 태양광 생산기지 ‘솔라허브’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OCI홀딩스 역시 2억6500만달러(약 3600억원)을 들여 텍사스주에 2GW 규모 태양광 셀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 자회사 OCI에너지를 통해 100MW 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사업권을 매각하는 등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한창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최근 2~3년간 미국 태양광 시장의 수익성 저하로 실적이 주춤했으나 최근 반등을 모색하는 상황이었다.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부문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562억원으로, 현지 주택용 에너지 사업 호조 및 모듈 판매량·판매가격 상승 덕에 직전 분기(1362억원) 대비 상승했다. 전년 동기(2024년 2분기) 신재생에너지부문 영업손실 918억원에 비하면 크게 반등한 모습이다. 

OCI홀딩스는 통상 불확실성 여파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 TerraSus(구 OCI M)의 고객사 수요 위축이 손실로 직결되면서 올 2분기 영업손실 77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으나, 대중국 제재 본격화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하반기 반등을 점치고 있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국 행정부가 중국·러시아 등을 ‘금지 외국기업(PFE)’으로 규정함에 따라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러한 반사이익과 수혜가 점쳐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에 다시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원전 르네상스’와 화력발전을 주창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 불가한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변화에 따라 현지 업황의 영향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더라도, 중국산 견제 확산,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에 기인한 업황 회복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보조금 등을 제외하고도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LCOE(균등화발전단가)는 여타 발전원 대비 월등히 낮은 수준”이라며 “전력시장이 재생에너지에 완전히 장악된 상태이므로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판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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