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랭킹 1위 김은지, 3년 연속 패배한 2위 최정 한 풀었다…‘끝판왕 등극’ [바둑]

여자 랭킹 1위 김은지, 3년 연속 패배한 2위 최정 한 풀었다…‘끝판왕 등극’ [바둑]

김은지 9단, 1대 3 상황서 등판해 막판 3연승
숙녀팀, 종합 전적 12승11패로 4년 만에 우승
팀당 12명씩 24명 출전 선수 중 승리자는 단 6명

기사승인 2025-09-04 08:35:34 업데이트 2025-09-04 08:36:36
1대 3 열세를 극복하고 숙녀팀에 4년 만의 우승을 안긴 여자 랭킹 1위 김은지 9단. 한국기원 제공

여자 랭킹 1위 김은지 9단이 지지옥션배 최종국에서 신사팀 마지막 주자 목진석 9단을 제압하며 숙녀팀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김 9단은 랭킹 2위 최정 9단이 일찌감치 탈락한 가운데 홀로 남아 막판 ‘싹쓸이 3연승’을 달성했다.

제19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본선 최종국인 23국이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3일 밤 9시를 넘겨 끝났다. 양 팀 마지막 주자인 김은지 9단(숙녀팀 주장)과 목진석 9단(신사팀 주장)이 격돌했고, 김 9단이 21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은 최근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김은지 9단의 깔끔한 행마와 다소 부담을 느낀 듯한 목진석 9단의 경직된 수법이 대조를 이뤘다. 김 9단은 중반 이후 확립한 우세를 바탕으로 골인 지점을 향해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목 9단은 중·후반 몇 차례 미세한 승부를 펼칠 기회가 있었으나 잡지 못했다.

김은지 9단의 맹활약 덕분에 숙녀팀은 종합 전적 12승11패로 신사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전적 또한 9-9 동률에서 10-9로 앞서면서 다시 균형을 깼다.

이번 대회는 선봉으로 깜짝 등판한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이창호 9단이 7연승을 질주하면서 신사팀 우세가 예상됐다. 이에 숙녀팀 마지막을 담당했던 최정 9단이 조기 등판해 6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숙녀팀 주장 김은지 9단(왼쪽)이 신사팀 주장 목진석 9단을 꺾고 우승을 결정했다. 한국기원 제공

연승을 달리던 최정 9단이 갑자기 뜬금없이 ‘신사팀 끝판왕’ 조한승 9단을 호출했고, 이에 조 9단이 당초 예정된 출전 순번을 바꿔 등판하면서 이른 시기에 조한승-최정 대결이 성사됐다. ‘최정 천적’을 입증한 조한승 9단이 완벽한 내용으로 승리한 이후 3연승을 달리면서 다시 신사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숙녀팀은 위기 상황에 출전한 오유진 9단이 조한승 9단의 ‘지지옥션배 불패 신화’를 깨고 3연승을 거두며 바통을 ‘여자 최강’ 김은지 9단에게 넘겼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 9단이 난적 유창혁 9단, 최명훈 9단에 이어 목진석 9단까지 꺾고 3연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결정했다.

김은지 9단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단체전 우승은 처음이라 더욱 기쁘고 뿌듯하다”면서 “지지옥션배는 많은 바둑 팬이 재밌게 보는 대회라 잘하고 싶다. 내년에도 최선을 다해 많이 이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숙녀팀은 지난 16~18기 대회에서 3년 연속 패배했다. 3연속 성사된 숙녀팀 주장 최정 9단과 신사팀 주장 조한승 9단의 최종국 대결에서 최 9단이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모두 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정 9단은 조한승 9단에게 패배하면서 4년 연속 지지옥션배에서 같은 상대에게 패배하는 쓴맛을 봤지만 김은지 9단의 활약 덕분에 숙녀팀이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한 제19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총규모는 2억4500만원이며,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이다. 3연승 시 2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20분에 추가시간 30초로 진행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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