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한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우리 쪽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을 만나 “주한미군 감축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퍼파로 사령관은 지난 14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등을 차례로 만나 한반도 안보 정세와 한미 동맹 발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던 중 “주한미군 감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주한미군은 인도태평양사령관의 작전 통제 아래 있다. 미 합참의장이 전체적인 국방전략을 조율하지만, 작전 지휘 권한은 인도태평양사령관에게 독립적으로 부여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데 주력하면서 그동안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새 국방전략(NDS) 등에 현재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의 규모 변화가 반영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안 장관 등이 퍼파로 장관에게 주한미군 감축 여부를 물은 것은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으로 지명된 크리스토퍼 머호니 후보자가 지난 11일(현지시각)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주한·주일 미군 전력을 상당히 감축하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미군의 태세를 지상에 주둔한 병력 숫자가 아니라,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기준으로 본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도 지난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역량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에 대해 ‘역량만 유지된다면 감축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곧 발표될 미국의 새 국방전략(NDS)에서 현재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이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