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1억 수수 혐의’ 권성동 구속…특검 역사상 현역의원 첫 구속

‘통일교 1억 수수 혐의’ 권성동 구속…특검 역사상 현역의원 첫 구속

기사승인 2025-09-17 05:24:16 업데이트 2025-09-17 08:33:47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 유착’의 발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다. 22대 국회 들어 현역 의원의 첫 구속이자, 특별검사 수사 역사상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영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대 대선과 관련한 현안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2~3월에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수수했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전달해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특검팀에 송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국회에 보고됐다.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특검팀은 전날 오후 2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인 이모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확보해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의 ‘큰 거 1장 support(서포트·지원)’, ‘권성동 오찬’ 등 메모와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직접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고 보낸 메시지 등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권 의원이 12·3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보좌관 명의 휴대전화로 윤 전 본부장과 여러 차례 연락을 한 정황도 확인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을 언급하며 “두 번에 걸친 수사를 했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내사 종료된 사건이 대통령 특별 지시로 재개됐고, 검찰 특별수사단은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를 강행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당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으로 구속 심사대에 섰지만 기각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권 의원은 “특검 측의 구속영장 청구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부실한 수사, 무리한 영장 청구, 그리고 정치권력의 이해가 얽혀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전철을 따라가고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발부와 동시에 앞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권 의원은 구치소에 수감됐다.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그가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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