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음의 그림을 읽는 시간…미술심리상담

[기고] 마음의 그림을 읽는 시간…미술심리상담

그림을 통해 '나'와 마주하고 치유

기사승인 2025-09-16 11:37:44
서지은원장(서지미술심리상담센터)

 미술심리상담은 마음의 그림을 읽는 시간이다.

말하지 못하는 마음속 이야기는 때때로 답답한 응어리가 되어 우리를 짓누르곤 한다. 머리로 정리되지 않고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바로 그렇다. 이런 감정들은 때로는 불안, 우울,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어려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미술심리상담은 단순히 심리적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내면을 탐색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붓을 들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와 정서적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이럴 때 언어를 넘어선 또 다른 표현의 도구인 미술을 활용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바로 미술심리 상담이다.

미술심리상담은 미술과 심리상담이 결합된 분야다. 전문적인 미술 기술을 가르치는 다양한 미술 매체를 활용해 내담자의 심리적, 정서적 상태를 탐색하고 치유를 돕는 과정이다.

어린아이가 아직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그림으로 드러내듯 어른 또한 무의식 속의 생각과 감정을 이미지로 나타낼 수 있다. 선, 색, 형태, 공간 활용은 단순한 낙서 같아 보이지만 개인의 정서 상태와 내면을 비추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핵심은 바로 '과정'에 있다. 내담자가 어떤 재료를 선택하고 어떤 색을 사용하며 어떻게 그림을 그려나가는지 그 모든 과정 자체가 내면의 무의식을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겪고 있는 갈등, 억압된 감정, 그리고 내재된 힘을 파악하고, 내담자가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지우거나 공간을 비워 두는 표현은 불안이나 회피를 나타낼 수 있다. 반대로 강렬한 색채 사용이나 큰 형태는 에너지와 욕구의 발현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답 해석이 아니라 내담자 본인의 경험과 감정에 맞추어 그림을 읽어내는 과정이다.

미술을 통한 자기 표현은 말로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꺼내고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는 안전한 방법이 된다. 완성된 작품의 아름다움이나 기술적인 완성도는 중요하지 않고 오직 '나'의 마음이 그려내는 대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술심리상담의 장점으로는 첫째 자유로운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다. 언어적 표현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동, 청소년, 혹은 성인들에게도 미술은 효과적인 소통 수단이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이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둘째 내면의 방어기제가 완화 된다. 말로 상담할 때 흔히 나타나는 방어나 억제 없이 무의식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

셋째 자존감과 자아 성장을 촉진 시킬 수 있다. 미술 활동을 통해 자신을 탐색하고 작품을 완성하는 경험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높여준다.

넷째 폭넓은 적용을 할 수 있다. 특정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우울, 불안, 대인관계 문제, 스트레스 관리 등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에 적용될 수 있다. 

미술심리상담은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아동, 청소년기의 불안한 친구들, 자존감 저하된 사람,성인의 스트레스, 대인관계 갈등,트라우마나 상실 경험으로 힘든 사람 등 연령이나 상황에 제한 없이 활용될 수 있다. 

미술이 주는 치유의 힘은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히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안정시키고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억눌린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며, 자기 이해와 성장을 이끌 수 있다. 

미술심리상담은 잘 그린 그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림을 통해 나와 마주하고, 치유의 길을 여는 것. 그것이 미술심리 상담의 본질이다.

곽병익 기자
skyhero@kukinews.com
곽병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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