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항공권 특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수요 회복을 꾀한다는 계획이지만, 반복되는 과열경쟁으로 항공사들의 재정 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국내 LCC들이 국내선 운임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항공사별 항공권 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을 살펴본 결과, 이스타항공은 김포발 제주행 편도 기준(17일) 항공운임 가격을 3900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날 기준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는 항공운임을 4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같은 할인 외에도 다양한 국내선 항공권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진에어는 17일부터 9월 출발 항공권 최대 7%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으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어부산은 16일부터 항공권 운임 2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국제선 특가 경쟁도 치열하다.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28일까지 전 노선 대상 대규모 할인에 나선다. 왕복 기준 노선별 최저가를 △LA 63만9700원 △뉴욕 70만3900원 △샌프란시스코 58만9700원 △호놀룰루 49만3300원 △방콕 18만7100원 △나리타 19만300원 △다낭 20만1200원 △홍콩 16만8400원 등으로 책정했으며, 이코노미클래스는 최대 85% 할인 특가를 제공한다. 티웨이항공은 발리 노선 선착순 초특가 항공권 판매와 최대 25% 할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제주항공은 일본 전 노선 대상 최대 20% 할인 특가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이번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항공수요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지역 관광 활성화와 수요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매년 반복되는 항공사 간 과도한 특가 경쟁으로 인한 재무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LCC들이 올해 상반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배경에는 저가 항공권을 앞세운 과열 경쟁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김광일 신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영업이익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치열한 항공권 가격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며 “매년 특정 시기에 맞춰 비슷한 특가 할인에 나서는 전략은 오히려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도 “항공사들이 하나같이 특가 경쟁에 나서면서 경쟁력은 사라지고, 재정적 어려움만 남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LCC 업계 전체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찾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CC의 반등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너도나도 나서는 동일한 마케팅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며 “노선 재편부터 마케팅, 기내 서비스 등 변화하는 항공 수요환경에 맞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