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리기가 유통업계의 마케팅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를 추구하는 MZ세대 러너들이 주요 참가층으로 떠오르면서, 식음료·외식 브랜드들이 러닝 대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순 협찬을 넘어 현장 체험, 프로모션, 이벤트까지 더해 브랜드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접점으로 삼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다음 달 11일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리는 ‘디즈니런 서울 2025’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글로벌 러닝 행사로, 디즈니 캐릭터를 테마로 한 대회답게 2030세대를 비롯해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관심이 높다. 롯데칠성은 식물성 음료 브랜드 ‘오트몬드’를 전면에 내세워 건강하고 즐거운 이미지를 확산할 계획이다.
앞서 온라인 직영몰 ‘칠성몰’에서는 오트몬드 구매 고객에게 디즈니런 참가권 응모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결제 금액 1만 원당 응모 횟수가 늘어나는 방식으로 소비자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오트몬드와 함께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면서 세계적인 러닝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쉽게 소통할 수 있는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러닝 대회 마케팅은 주류업계에서도 활발하다. 오비맥주는 지난 10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나이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에 카스 라이트를 앞세워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전 세계 6개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글로벌 러닝 이벤트의 일환으로, 서울 대회에는 7000명의 여성 러너가 참가했다.
오비맥주는 완주자들이 기록을 인증할 수 있는 ‘레코딩 존’을 마련하고, 제로 슈거·저칼로리 콘셉트를 강조한 카스 라이트를 홍보했다. 오비맥주는 올해만 세 번째 러닝 행사 협찬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마블런 서울 2025’에서도 유통·외식업계의 경쟁이 치열했다. 러닝 행사는 모집 인원 1만5000명이 이틀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참가자의 85%가 2030세대일 정도로 젊은 층 비중이 두드러졌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라이트를 전면에 내세워 완주자 대상 시음 행사와 포토존, 게임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이트진로는 상반기부터 서울마라톤, 선셋마라톤 나이트레이스 인 부산 등 다양한 대회를 지원하며 ‘운동 후 가볍게 즐기는 맥주’ 이미지를 강화햇다. 최근에는 무한도전 Run with 쿠팡 플레이 서울, 부산과 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bhc치킨도 마블런의 공식 스폰서로 나섰다. 참가자 전원에게 ‘뿌링클 나쵸’를 완주 패키지로 제공하고, 현장에서는 앱 가입자에게 최대 1만원 할인권과 대표 간식 ‘콜팝’을 선착순으로 증정했다. bhc는 이미 미니언즈런, 무한도전런 등 여러 마라톤 행사를 후원하며 러닝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는 러닝 대회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축제’로 진화했다고 본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건강과 즐거움을 중시하는 MZ세대와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헬시플레저가 트렌드인 만큼, 이에 맞춰 러닝·마라톤으로까지 마케팅 범위를 넓혀가는 분위기”라며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일상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