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 시장에 ‘연예인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광고 모델로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제품 기획과 브랜딩에 나서거나 자신의 그림·이름을 내세운 주류를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K-컬처의 영향력이 술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연예인 주류’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추석을 앞두고 국내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기원’(KI ONE)과 배우 겸 화가 박기웅이 협업한 ‘기원×박기웅 스페셜 리저브’를 선보인다. 두 병을 나란히 놓으면 박기웅의 유화 작품 ‘온 더 락스’(On the Rocks)가 완성되는 디자인으로, 예술과 위스키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한정판 출시를 기념해 잠실 에비뉴엘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최근 배우 김희선과 색채의 연금술사 장승택 작가 등 아티스트와 와인 협업을 선보였던 롯데는 아트 컬래버 영역을 위스키로까지 확장했다.
전통주 시장에서는 가수 겸 배우 김재중의 ‘압구정막걸리’가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출시된 이 브랜드는 최근 주문량 폭증으로 긴급 생산에 돌입했다. 김재중이 직접 제품 기획과 홍보까지 참여하며 팬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K-팝 스타가 즐기는 막걸리’라는 키워드로 회자되며, 전통주가 젊은 세대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배우 하정우 역시 자신의 그림을 라벨에 입힌 와인 ‘마키키 쇼비뇽블랑’을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3주 만에 준비된 물량 20만 병이 모두 소진됐고, 일부 점포에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발생했다.
지드래곤도 자신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을 활용한 하이볼 시리즈를 CU에서 선보여 완판을 기록했고, 박재범은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를 내놓으며 초반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연예인과 주류 브랜드의 협업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업계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팬덤이 초기 수요를 끌어내고, 프리미엄 주류에는 스토리텔링을 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 주목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판매와 산업 전반에도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이 단순히 이름만 내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기획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며 “주류 시장에서는 특히 연예인 협업의 홍보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어 이런 마케팅이 활발히 활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박재범의 ‘원소주’는 출시 직후 큰 반향을 일으켰고, 사용된 쌀 생산량이 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