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석유공사가 최근 10년간 유전개발 탐사사업에 투입한 시추비용의 60% 규모를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쏟았지만, 회수액 없이 사업이 전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는 탐사사업 특성상, 예산을 너무 한 곳에 과도하게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최근 10년간 탐사사업의 총 시추비용 1895억3300만원 중 57.5%에 해당하는 1089억9700만원이 ‘8/6-1 광구 북부지역(대왕고래)’에 집행됐다.
시추비용이 아닌 전체 탐사비용으로 범위를 넓혀도 10년간 약 3557억9100만원 중 38%에 해당하는 1352억9600만원이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그러나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1차 시추 결과가 실패로 끝나면서 회수액 0원에 그쳤다. 8/6-1 광구 북부지역 탐사사업 투자 및 회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투자액은 1억120만달러(약 1450억원)에 달했지만 회수액은 0원이었다.
석유공사의 이러한 행보는 앞서 해외 자원 개발 실패 사례로 꼽히는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하베스트 인수 이후 지금까지 약 9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지만, 회수액은 505억원으로 회수율 0.57%에 그쳤다.
권향엽 의원은 “사업 담당자도 동일하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한 데다,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했다“며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구조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방만 경영이자 책임방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