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력 줄이는 와중…“이 분야 인재는 예외”

금융권, 인력 줄이는 와중…“이 분야 인재는 예외”

기사승인 2025-10-17 06:05:03
텅 빈 은행점포. 연합뉴스


은행권의 채용 중심축이 디지털 전환으로 점포가 축소되면서 기존 행원에서 IT 인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하반기 채용 인원은 총 645명이다. 지난해 동기(740명)보다 95명 줄어들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 195명 △KB국민은행 180명 △하나은행 170명 △신한은행 100명 순이다. 신한·하나은행은 채용인원이 각각 30명, KB국민은행은 20명, 우리은행은 15명 줄었다.

은행들이 채용 인력을 줄이는 건 디지털화로 영업점 기반 대면 업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전 은행 점포는 2019년 말 총 6738개에서 지난해 말 5625개로 5년 사이에 113곳(16.5%)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점포 축소와 더불어 은행권 업무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대면 업무를 하는 행원 인력은 앞으로도 계속 감소세를 보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달 발행한 리포트에서 “은행 업무의 모바일화로 인해 오프라인 점포 등이 축소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은행들은 AI 접목 등 기술 개발 노력을 통해 백오피스의 효율성 제고 및 판매 채널, 여신 심사 등 다양한 분야로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권은 인력 감축 기조 속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IT(정보기술) 인력만큼은 늘리고 있다. 금융정보화추진협회의 ‘2022~2023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국내 145개 금융회사의 내부 IT 인력은 평균 93.7명으로 1년 사이 8% 가량 늘었다. 업종별로 아웃소싱에 의존하지 않는 내부 IT인력의 비중은 은행이 58.7%로 금융투자(52.1%) 및 보험사(37.2%) 보다 높아 자체 인력 확보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국내 금융사가 우수한 내부 IT 인력 확충을 경쟁력 제고 핵심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의 IT 인재 확충 움직임은 올해 하반기 채용 공고에서도 드러난다. 신한은행은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발맞춰 AI 전공자와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 전담 애자일(Agile)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역시 ICT(정보통신기술), 디지털·AI 부문에서 인재를 영입했다. KB국민은행은 IT, IT 플랫폼 개발 등으로 직무를 구분해 신입 채용을 실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IT특성화고 졸업자를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인한 영업점 축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에 따라 창구 행원 등 기존 인력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은행들이 성장 동력으로 보는 IT 분야에 채용을 집중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정덕영 기자
deok0924@kukinews.com
정덕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