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자원 화재 복구 후 대책은…산업부조차 클라우드 전환 예산 ‘0원’

[단독] 국정자원 화재 복구 후 대책은…산업부조차 클라우드 전환 예산 ‘0원’

-산업부, ‘클라우드 전환’ 자체 예산 없어…중기부는 예산 확인 불가
-산업부 “행안부에서 전 부처 신청 받고 있으나 시간 걸릴 것”

기사승인 2025-10-17 06:00:30 업데이트 2025-10-17 10:50:53

감식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현장에서 불이 붙었던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로 중단된 행정 정보 시스템 복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클라우드 전환 예산 부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 화재로 33개 시스템 중 20개가 마비된 산업통상자원부는 클라우드 전환 예산이 전무해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쿠키뉴스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소속기관 포함)의 현행 정보 시스템 33개 중 클라우드 전환이 이뤄진 것은 20개(60.6%)에 그쳤다. 

산업부의 정보 시스템 중 일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 이관돼 관리되고, 일부는 산업부가 자체적으로 운영·보관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 중 국정자원으로 이전된 시스템은 클라우드 전환이 완료된 상태로 관리되고 있지만, 산업부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일부 시스템은 여전히 서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전환된 정보 시스템은 △원자재 상시 경보 통제 시스템 △유트레이드허브 △산업보안 행정지원시스템 △국가기술표준원 위해상품 판매 차단 시스템 등이다.

산업부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자체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 중이나, 관련 예산이 없어 실행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속도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하려고 하지만 지금은 별도로 클라우드 전환 예산은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산업부만 클라우드 전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클라우드 관련 예산이 편성돼 있으나, 이 가운데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이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기부가 운영하는 정보 시스템 103개 중 40개(38.8%)가 전환된 상태로, 절반 이상은 여전히 서버 기반으로 남아 있다.

현재 미전환된 정보 시스템은 △상생누리 시스템 △중소벤처24 △공영홈쇼핑 온라인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서비스 사업관리시스템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통합정보시스템 등 63개다.

중기부 관계자는 “클라우드 관련 전체 예산이기에 클라우드 전환에 쓰이는 비용은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라며 “현재 조사 중이지만 중기부는 대부분 시스템 이원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달 1일 지식재산처로 승격된 특허청의 클라우드 전환율도 2022년 6.3%에서 2023년 51.6%로 크게 상승했으나 이후 예산 문제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윤석열 정부 당시 2023년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예산을 기존 1753억원에서 80.5%(342억원) 대폭 삭감하면서 클라우드 전환 속도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는 디지털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모든 정보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이에 2021년, 2022년은 정부에서 전환 비용 일체를 지불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예산 삭감 여파로 부처별 추진으로 전환됐다.

허 의원은 “보이지 않는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가 인색하면 이번 화재처럼 디지털 재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라며 “디지털 인프라 투자는 생색은 나지 않지만 디지털 대전환과 AI 대전환에 필수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화재로 마비된 행정 정보 시스템 총 709개 시스템 가운데 324개가 복구돼 전체 시스템의 45.7%가 정상화됐다고 발표했다.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1등급 시스템의 복구율은 77.5%이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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