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주를 찾았다. 이번 방한에는 미국 대통령의 상징적 이동 수단인 전용기 ‘에어포스원(Air Force One)’, 전용 헬기 ‘마린원(Marine One)’,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The Beast)’가 총동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국빈 자격으로 진행되며, APEC 참석과 한미 정상회담 등 일정 전반에 걸쳐 ‘분 단위 의전’이 철저히 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방문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공항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의 영접과 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으로 갈아탄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2시 30분께 경주 보문단지 보조 헬기장에 도착했다. 이후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를 타고 첫 공식 일정인 ‘2025 APEC CEO 서밋’이 열리는 경주예술의전당으로 이동했다.
대통령실과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경북 전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최고 수준의 경호·경비 태세를 유지했다.
김해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에어포스원은 보잉 747-200B를 기반으로 제작된 대통령 전용기다. 약 76명의 승객과 26명의 승무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내부는 3층 구조로 대통령 집무실, 회의실, 상황실은 물론 침실·샤워실·의료실까지 갖춰져 있다.
응급 수술이 가능한 의료 시설과 백악관·국방부와의 암호화된 실시간 통신망도 장착돼 있으며, 연료 재급유 없이 약 1만 3000㎞를 비행할 수 있고 미사일 회피 장치도 탑재됐다. 대통령 탑승 시 호출 부호가 ‘에어포스원’으로 바뀌는 것이 이름의 유래이며, 새 전용기 제작에는 약 8억~10억 달러(한화 약 1조1000억~1조4000억원)가 소요된다.
공항 공식 환영 절차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했다. 길이 약 20m의 시콜스키사 제작 헬기인 마린원 내부에는 소음 차단 회의실과 백악관·미군·FBI와 연결되는 보안 통신망이 갖춰져 있다. 마린원은 항상 두 대 이상 편대 비행을 해 외부에서 대통령 탑승 헬기를 식별하기 어렵도록 설계돼, 테러와 공격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기능한다.
경주 행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방탄 차량인 더 비스트(The Beast)가 대기했다. 무게 9~10톤, 길이 5.5m에 달하는 차량으로, 두께 200㎜의 강철·세라믹 복합 장갑으로 문을 감싸고 있다. 완전 밀폐형 구조에 자체 산소 공급 시스템을 갖춰 생화학 공격에도 대응 가능하며, 내부에는 혈액팩, 인공호흡기, 방탄 유리로 덮인 통신 장비가 비치돼 언제든 대통령 신변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공식 환영식과 기념 촬영, 신라금관 전시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 제작한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