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계원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환호하던 은행권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시중 은행의 이자장사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자본규제 강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권은 최 위원장이 8월 내놓을 구체적인 가계부채 대책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의 수익확보 행태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가는 생각해 볼 문제라며, 은행의 수익 원천이 온통 주택담보대출에 치중되어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4조34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호실적은 유가증권 매각,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 큰 영향을 미쳤으나, 근본적으로 9조5800억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에 바탕을 두고 있다. 손쉬운 이자장사가 호실적의 근본 배경이 된 것.
최 위원장은 은행의 이같은 손쉬운 이자장사가 가계부채를 늘리 데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주택의 냉방·난방은 개인의 효용을 높이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대기를 오염시키는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의 영업행태가 가계대출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원장은 ‘관치금융 논란’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영업행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은행이 더 건전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며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에 따른 위험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최 위원장의 날선 지적을 근거로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방안이 8월 발표될 가계부채 대책과 함께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높이고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자본규제안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A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올라가면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은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면서 “반대로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낮춰 은행 스스로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재정 안전성 유지를 위해 마련된 규제가 가계대출 억제에 활용되는 것을 두고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B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알겠지만, 자본규제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를 위한 것이지 대출을 조절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다”라며 “대출을 잡기 위해 은행의 안전성을 흔드는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안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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