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계원 기자]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원장은 4일 안종범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하나은행 이상화 전 지점장의 승진을 지시받을 당시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전해 들은 것으로 증언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지점장은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으로 근무하며 최순실씨의 예금 관리는 물론 대출, 독일 내 부동산 물건 소개 등을 지원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부위원장의 이날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2015년 9월쯤 안 전 수석으로부터 ‘대통령 관심사항’ 이라며, 하나은행에 근무하던 이상화씨를 하나은행이 신설하는 유럽 총괄법인장에 앉히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상화씨를 유럽총괄 법인장으로 앉힐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안 전 수석의 지시에 따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달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측은 부장급인 이씨가 부행장급인 그룹장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전달한다.
다만 정 부위원장은 하나금융측으로부터 이씨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정 전 부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측이 다음 정기인사때 이씨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하나금융 정기인사 발령때 이 전 지점장은 본부장이 아닌 지점장 발령을 받게된다. 이에 안 전 수석은 이씨가 본부장이 아닌 지점장으로 발령 난 것에 짜증을 내고, 정 전 부위원장을 독촉하게 된다.
정 전 부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측과 통화한 결과 본인이 원해서 지점장으로 같다는 답변을 들었으나, 안 전 수석은 이를 믿지 않는다. 이후 하나금융지주의 요청에 따라 안 전 수석과 하나금융지주 측이 직접 대화에 나서게 된다.
정 전 부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전화해 안 전 수석에게 계속 전화가 온다고 말하니까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직접 안 전 수석과 통화하겠다고 말했다”며 “이후 이야기가 잘 돼 서로 오해가 풀렸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 전 수석과 하나금융과의 직접 통화 내용이 “아마 이씨를 ‘승진시키는 안’ 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씨는 지점장으로 발령난 이후 한 달만에 본부장급으로 승진하게 된다.
아울러 정 전 부위원장은 검찰의 “이 전 지점장이 승진하도록 도운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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