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의 높은 지지 속에 재 선임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다음 목표를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제시했다. 앞서 국내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3년 만에 달성한 그의 새로운 목표 제시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4층에서는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됐다. 이날 주총에서 윤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사전의결권 주식 76.62% 중 98.85%의 높은 찬성률을 보이며 원안대로 승인됐다.
주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윤 회장은 앞으로 3년의 임기를 보장 받게 됐다. 윤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KB금융을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날 주총에서 “안정화된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견고히 해 나가면서 지속가능 성장기반을 다져 ‘아시아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며, 이를 위해 “은행의 확고한 우위선점과 차별화를 통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증권, 손보 등 비은행 부문의 역량강화와 함께 추가 성장 기회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KB손해보험과 KB증권 인수에 이어 기회가 되면 추가적인 기업 인수합병 (M&A)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윤 회장은 “M&A에 대해서는 영역에 차별을 두지 않고 보고 있다. 기회가 오면 모두 열어 놓고 볼 것”이라며 “국내의 경우 생명보험 부분을 보강하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윤 회장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글로벌 사업영역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주로 다른 은행이 선점하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보다는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운 회장은 “CIB분야와 컨슈머파이낸스, 디지털 모바일, 자산운영 등에 중점을 두고 글로벌 사업영역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동남아 리테일 금융강화를 위해 M&A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이러한 비전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윤 회장이 주전산기 사태로 KB금융이 흔들리는 상황에 회장에 선임돼 3년 만에 KB금융을 국내 리딩금융그룹으로 끌어올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도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뭉친 KB금융 노조협의회의 경영권 간섭이 점차 심화되는 문제다. 이번 주총에서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노조 추천 사외이사의 선임과 정관변경을 제안하기도 했다.
노조의 주주제안은 주주들의 낮은 지지를 받으며 무산됐다. 하지만 노조의 경영개입 요구는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이에 윤 회장은 노조를 존중하며 대화로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윤 회장은 “노사관계는 부부관계와 같이 싸우기도 화해하기도 하지만 회사의 가치를 제고하려는 방향은 같다. 노조는 직원의 대표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한다.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설득할 부분은 설득해 노조와 상생 파트너로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허인 국민은행장 역시 주주들로부터 선임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허인 행장의 임기는 2년이다. 그는 21일 취임식을 가지고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