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주식 배당금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반면 인건비는 구조조정과 낮은 임금 인상률에 몇 년째 제자리 걸음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은행들의 사회공헌비 지출 역시 감소세다. 은행의 이익이 사회에 제대로 환원되지 않는 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금융 등 국내 3대 은행지주와 기업 및 우리은행의 주식 배당금은 최근 3년간 1조331억원 증가했다. 2013년 1조484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815억원으로 98.54% 늘어났다.
은행 및 은행 지주회사의 경우 올해 역시 높은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올린 막대한 수익을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배당이 지난해 498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운 831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금융지주와 은행들 역시 1000~2000억원 내외로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 및 은행 지주회사의 주식 배당금은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방침과 함께 각 금융사 경영진의 친 주주 정책에 영향을 받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은행 지주사의 수익처인 은행 자회사와 개별 상장 은행의 인건비와 사회공헌비는 주식 배당금과 상황이 다르게 감소하거나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기업은행의 2016년 연간 급여 총액은 2013년 대비 9.47%(5.4조원→5.9조원) 증가했다. 이 기간 중 KEB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연간 급여 총액이 전년에 비해 39.46% 급등 했으나, 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따라 실시된 급여 조정의 영향이다.
은행들은 이러한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고임금자에 대한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임금 인상률을 억제하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이 올해 1월 2795명, 우리은행이 9월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더불어 은행권의 지난해 사회공헌활동비 지출액 역시 2013년 5630억원에서 지난해 400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마저도 배당금 전액을 농민 지원에 활용하는 농협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은행 및 은행 지주회사의 배당과 인건비·사회공헌활동비의 불균형 문제는 그 혜택이 해외로 빠져 나간다는 점에서 그동안 누차 지적되어온 문제이다. 앞서 박찬대 의원도 “시중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이 66~70%에 달해 현금배당 확대로 국민들의 실익을 얻지 못하고, 외국인 주주들의 이익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이 사회공헌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 및 은행 지주회사의 이러한 경향이 은행 경영자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오너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진이 주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주가 관리와 배당이 경영권 확보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