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치료' 삼척서 현실로…중입자가속기 클러스터 예타 통과

'꿈의 암치료' 삼척서 현실로…중입자가속기 클러스터 예타 통과

국내 첫 공공 도입, 지역산업 전환 '핵심축' 기대
재정 부담·전문 인력 확보 등 풀어야 할 '숙제'

기사승인 2025-08-25 19:12:02
김진태 강원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0일 오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태백·삼척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강원도)  
강원 삼척시가 폐광지역 도계읍에 추진하는 '첨단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시는 지난 수년간 중앙정부 대응, 타당성 조사 준비, 부지 확보 등 절차를 거쳐 이번 성과를 이끌어냈다.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삼척은 '폐광지역 대체산업'의 한계를 넘어 미래 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시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첫 공공 중입자가속기 도입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삼척이 국가 차원의 의료 거점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꿈의 암치료 '중입자가속기',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
삼척시 의료산업 클러스터 계획안. (사진=강원도)

이번 사업은 난치성 암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를 핵심 거점으로 삼는다. 흔히 '꿈의 암치료'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술은 독일·일본 등 소수 국가에서만 운영 중이며, 국내에서는 이미 민간 차원의 추진 사례가 있다. 다만 공공 부문에서의 첫 도입은 삼척시가 될 전망이다. 

총 사업비는 3603억 원(국비 1849억 원·지방비 1754억 원) 규모로, 클러스터에는 △암치료센터 △연구·교육센터 △ALL 케어센터(재활·케어) △헬스케어 레지던스 등이 들어선다. 치료·연구·재활·정주까지 아우르는 '패키지형 의료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척시는 이를 통해 광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의료산업 도시로 전환하고, 지역경제 성장과 의료서비스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폐광지역 이미지를 벗어나 삼척이 국가 차원의 미래 의료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라며 "장기적으로 관광·교육과 연계된 선순환 효과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재원·인력 등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삼척시 의료산업 클러스터 계획안. (사진=삼척시)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총사업비의 절반 가까이가 지방비(1754억 원)로 충당돼야 해 지방재정만으로 감당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비·시비 분담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재원 조달 로드맵과 국·도 재정 지원의 안정적 확보가 관건이다. 지 않은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 인력 확보 문제도 핵심 과제다. 중입자가속기는 고도의 의학·공학 인력이 필수적인 만큼, 의료진·연구인력·장비 운영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규모 시설이 '껍데기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척시는 이에 대응해 강원대학교 도계캠퍼스 보건과학대학과 연계해 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방사선학과 등 기존 학과를 기반으로 '가속기 과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청년 정주 기반까지 마련해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역민의 체감 효과도 관건이다. '폐광지역 대체산업'이라는 상징성과 달리, 실제 주민에게 돌아갈 일자리·경제적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의 안정적 지원, 그리고 주민 참여형 일자리 모델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수 삼척시장은 "이번 예타 통과는 도계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중입자 치료센터가 단순한 의료 인프라 확충에 그치지 않고 국민 암치료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재정 부담과 인력 확보 같은 현실적 과제도 정부·도와 긴밀히 협력해 풀어나가겠다"며 "궁극적으로는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와 서비스로 연결해 삼척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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