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1070조 ‘역대 최대’…영세소상공인 연체율 12년 만에 최고

자영업 대출 1070조 ‘역대 최대’…영세소상공인 연체율 12년 만에 최고

기사승인 2025-10-13 06:25:09 업데이트 2025-10-13 07:55:17
전통시장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임형택 기자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전국 자영업자들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지난 2분기에만 2조원 불어나 다시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3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상대 대출 잔액은 1069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1분기 말(1067조6000억원)과 비교해 2조원 증가한 액수로,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큰 잔액이다. 

특히 사업자 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말 719조1000억원이었던 사업자 대출 잔액은 3개월 만에 4조2000억원이 증가해 72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15조5000억원에 달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352조3000억원에서 346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오히려 6조원 줄어들었다. 

자영업자의 부채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자영업자 중 소득 하위 30% 이하인 저소득층의 대출 잔액은 올해 2분기 말 14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말보다 3조8000억원 늘어난 액수다. 2023년 4분기 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반면 중소득(하위 30~70%)·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각각 1조2000억원, 7000억원씩 감소했다.

영세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연체율도 들썩이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저소득 자영업자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은 2.07%로 집계돼 3개월 만에 0.15%포인트(p) 증가했다. 2013년 3분기(2.84%) 이후 1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같은 기간 1.88%에서 1.78%로 0.1% 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으로의 상환 전망도 밝지 않다. 어려운 자영업자들 상당수는 신용도가 낮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금융 등 2금융권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2분기 말 상호금융 대출 잔액은 48조8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1조3000억원) 증가 폭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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