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상을 자동으로 결정해 주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 수익률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의 성능에 따라 17%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투자를 할 경우 AI도 검증 요소 중 하나인 셈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따르면 9일 기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 AI(위험중립형)의 누적 최고·최저 수익률 격차는 17.43%다.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AI는 포트폴리오 유형별(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로 1개씩 실제 계좌를 만들어 시장에서 운용하고 결과를 공시한다.
공시를 보면 키움증권의 AI ‘키움 Momentum’의 누적 수익률이 15.43%로 가장 높았다. 반면 와이즈에프엔 파트너스의 AI ‘W-Robo 국내베타’는 수익률이 -2%를 기록,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수익률이 10%를 넘어서는 AI는 ‘대신로보밸런스’, ‘디셈버 ISAAC 자산배분 국내형’, ‘SK-쿼터백 ROBO 1호’ 등 4개에 불과했다. 핀테크 업체인 디셈버앤컴퍼니의 ‘디셈버 ISAAC 자산배분 국내형’을 제외할 경우 모두 증권사의 AI다.
은행권 AI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우리은행의 ‘우리_로보어드알파_파운트 펀드’ 1·2호로 각각 8.19%와 8.56%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신한-디셈버 ISAAC 펀드(3.44%)’와 하나은행의 ‘KEB하나_크래프트 자산배분 알파(2.99%)’의 수익률은 원금손실을 기록한 ‘W-Robo 국내베타’를 제외할 경우 나란히 하위 1·2등에 머물렀다.
자산운용에 전문화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때 자산운용에 대한 노하우가 포함돼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안정추구형에서는 키움증권의 ‘키움 Momentum(11.47%)’이 가장 높은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퀘터백 자산운용의 ‘쿼터백 국내베타(1.03)’가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AI의 수익률 격차는 10.43%에 달했다.
적극투자형에서도 키움증권의 ‘키움 Momentum(20.20%)’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W-Robo 국내베타(2.40)’가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여줬다. 이들의 수익률 격차 역시 17%를 넘어섰다. 소비자의 로보어드바이저 및 투자유형 선택에 따라 수익률이 최소 10.43%에서 최고 17.80%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금융권 또다른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의 투자배분 및 리스크 확인 방법, 리밸런싱 주기 등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발생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도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이해와 검증이 선행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문·일임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수익률은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