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다주택자 과세 강화에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은 부동산을 매각할 의사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이들이 전년도 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31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향후 2~3년 내에 현재 보유중인 투자용 부동산 자산을 매각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58.6%에 달했다. 이번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KEB하나은행 PB손님 중 총 808명의 설문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매각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대비 약 3배 높았으며, 기존 보유중인 주택 중 일부 또는 전체를 매각하였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에 불과했다.
특히 부자들의 22%는 향후 5년간 부동산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답변했다. 이는 직전조사 결과인 7%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나머지 40%는 향후 5년간 부동산 경기가 현 상태로 정체될 것으로 답변했으며, 38%는 완만하게 혹은 빠르게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부자들의 43%는 현재의 자산구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구성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힌 부자들의 경우, 부동산 비중 축소 및 금융자산 비중 확대 계획을 가진 응답자가 약 25%이고, 부동산 비중 확대 및 금융자산 비중 축소 계획을 가진 응답자는 약 14%로 나타났다.
한편 부자들의 투자목적 부동산 보유 현황과 계획을 보면 전체 응답자의 85.6%는 거주용이 아닌 투자목적 주택을 최소 한 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자목적 주택의 종류로는 중소형 아파트, 오피스텔, 대형아파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18년 부동산 투자 계획이 있는 부자들은 상가·건물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47.6%로 가장 높았으나 직전 조사보다 그 비중이 약 9%p 감소했다. 반면,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 등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16.7%로 직전 조사대비 약 5%p 증가하여, 전반적으로 주택 및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규모별로는 10억~30억 미만 부자와 100억 이상 보유한 부자들간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100억 이상 보유한 초고액자산가들은 상가·건물에 대한 투자의향이 가장 높았으며, 10억~30억 미만도 상가·건물 비중이 높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을 필요로 하는 오피스텔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