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아 떠난 곳, 바람골, 이곳에서 마주한 이상한 사람들과 마을을 가득 울리는 총소리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보물을 위해 바람골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결국 찾은 것은 할아버지의 숨겨진 과거?
6.25전쟁이라는 우리 역사의 아픔, 전쟁 피해자의 상흔을 조명하며 회복의 방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작가 김송순의 ‘바람골을 찾아서’ (샘터어린이문고 83권)가 출간됐다.
'바람골을 찾아서'는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아 나선 주인공 ‘현준’이 과거를 경험하고 돌아오면서 할아버지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는 판타지 역사 동화로 어린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우리 역사의 아픔, 전쟁 피해자의 계속되는 상처와 이를 극복하는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게 한다.
주인공인 현준은 노쇠한 할아버지가 애타게 찾는 보물을 찾아주면 할아버지가 쾌차할 수 있다는 믿음과 더불어 보물찾기에 신이 난 손자 ‘현준’이는 보물이 있다는 바람골을 찾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바람골, 그곳에서 현준이는 왠지 모르게 낯익은 ‘새 형’과 자꾸만 투닥거리게 되는 ‘더벅머리’ 아이를 만난다. 곧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잠시, 졸지에 새 형과 함께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된다.
겨우 하루지만 끝없이 쫓기고 숨고 할 수 있는 거라곤 숨죽여 몸을 떠는 것밖에 없었던 현준이는 새 형이 느끼는 공포를, 새 형이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오늘날 초등학생 고학년 아이들도 ‘6.25 전쟁’이라는 이름만을 알 뿐이고 구체적인 사정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요즘 한국의 아이들에게 전쟁이란 영화나 게임 속에서나 나올 법한 ‘판타지’에 가깝다.
하지만 불과 70여 년 전,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고, 이 땅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혼란한 상황에서 언제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떤 이념이나 대립과도 가장 관계가 없는 아이들이다. 공포의 비명, 두려움의 비명, 슬픔의 비명. 전쟁에서 운 좋게 살아남을지라도 아이들은 평생을 그 비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작품은 그 비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의 아픔을 이해하고 회복시켜 주는 손자의 이야기다.
현준이는 판타지 같은 시간을 지난 끝에 마침내 보물을 손에 쥔다. 할아버지에게 전해진 보물, 그리고 보물을 손에 든 할아버지의 미소도 좋지만 더 크고 값진 보물이 현준이의 마음에 남는다.
대부분이 피해자였던 아픈 과거의 한 지점에 들어갔다 현재로 회귀해 오는 현준이의 여정 끝에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역사를 바로 보고, 잊지 않고, 피해자의 옆에서 함께하는 것의 의미가 값진 보물처럼 남겨진다.

김송순 작가는 1997년 아동문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후 새벗문학상과 아이세상창작동화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백호 사낭>, <삐침머리 대장>, <반반 고로케>, <할머니의 씨앗 주머니>, <아빠의 깡통집>, <모캄과 메오>, <달못에는 항아님이 살고 있대요>를 발표했다.
책 속의 그림을 그린 클로이 작가는 제주 바다가 보이는 작은 마을에서 아이와 함께 반짝이는 것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그동안 <여기에선 네 안에 따뜻한 바람이 불 거야>, <열세 살의 트라이앵글>, <미움받을 용기>, <나는 떨리는 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