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위기 생물 손수건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멸종위기 동물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재활용을 더 열심히 할 거예요” (길산초 6학년 김모양)
기후위기 시대, 미래세대가 마주할 환경 문제를 교실 밖으로 끌어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6일 서울 양천구청 일대에서 열린 ‘Y교육박람회 2025’ 현장. 쏟아지는 소나기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꺾지는 못했다. 학생들은 이른 오후까지 이어진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흠뻑 젖은 채 행사장을 누볐다. 날이 개자, 부스마다 체험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교육은 교실이 아닌 자연에서 살아 숨 쉬기 시작했다.
양천공원 중심부에 들어서자 지름 3m, 높이 3.5m의 대형 LED 지구본이 눈길을 끌었다. 이 지구본은 박람회의 주제와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하며, 해수면 상승·빙하 감소 등 기후변화 문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잔디광장과 구청 주차장 일대에는 총 6개 분야, 32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체험존이 마련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학부모와 어르신들도 함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디지털 독도 체험관에서는 VR 고글을 착용하고 가상 독도를 거닐며 역사를 배우는 체험이 이뤄졌고, AI 문제풀이와 블록 알고리즘 조립으로 수학적 사고를 익히는 ‘디지털 수학존’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체험, 드론 날리기와 자율주행 로봇 시연, AR(증강현실) 활용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들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이모(40대) 씨는 “아이 지능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생각보다 부스도 많고 행사가 알차다”며 “앞으로도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입학설명회와 진로진학 상담, 진로탐색 프로그램도 마련돼 체험과 실질적인 정보 제공이 동시에 이뤄졌다.
이날 오후 2시에는 박람회의 핵심 행사인 ‘Y교육포럼’이 양천구청 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렸다. ‘지구를 상상하라; 기후위기를 건너는 법’을 주제로 교육·환경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위기 시대 교육의 방향성과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Y교육박람회 2025’는 오는 17일까지 양천구청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박람회는 ‘그린스쿨링(Green Schooling), 지구가 교과서가 되다’를 주제로, 자연 속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새로운 환경 교육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박람회 첫날인 15일에는 전국 자사고·영재고 입학설명회, 청소년 경진대회, 평생학습축제 등이 열렸다.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EBS 대표 영어강사 정승익, 중학 과학 강사 장풍의 ‘Y티처스’ 강연과 다양한 체험 부스, 폐막 행사도 예정돼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기후변화는 몸으로 느껴질 만큼 가까워졌지만,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경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Y교육박람회의 주제를 ‘그린스쿨링’으로 정했다”며 “이번 행사가 자연과 환경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