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험에 피임 실패 우려까지…유럽서 ‘비만치료제’ 부작용 경고

실명 위험에 피임 실패 우려까지…유럽서 ‘비만치료제’ 부작용 경고

기사승인 2025-06-11 07:16:31
한 의원 앞에 붙어있는 비만 치료제 처방 안내문. 신대현 기자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를 복용 후 부작용을 경험한 사례가 나오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부작용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과 영국 규제 당국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의 ‘시력 상실 위험’과 ‘경구피임약 효과 저하 가능성’을 발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11일 한국바이오협회와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 감시 위해 평가위원회(PRAC)는 최근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오젬픽·라이벨서스에 포함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시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PRAC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을 일으킬 수 있으며, 복용자 1만명 가운데 1명꼴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녹내장 다음으로 시신경 손상 실명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35만명의 당뇨 환자 연구에서는 오젬픽 복용군에서 발생 위험이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MA는 해당 부작용 정보를 제품 라벨에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질환 유발 인과관계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2021년 6월 미국에서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한국에도 선보였다. 구역질, 소화 불량, 속쓰림, 두통, 피로,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으로 발표됐다. 국내에서도 위고비를 투약한 방송인들이 이같은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피임 실패 관련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GLP-1 계열 의약품이 경구피임약의 효과를 저하시켜 임신한 사례가 4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를 복용한 사례가 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오젬픽·위고비에서는 8건, 빅토자·삭센다에서는 9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MHRA는 GLP-1 계열 약물의 ‘임신 중, 임신 시도 시, 수유 중 사용 금지’를 권고했다. MHRA는 “해당 약물은 의약품이지 미용적 목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 경고했다. 규제기관들은 GLP-1 계열 약물과 우울감, 자살충동 등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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