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 주요 단체장들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사태 해결의 출발점은 정부와 의료계가 사안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13일 서울성모병원 플렌티컨벤션에서 ‘소통과 공감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묻다’를 대주제로 열린 ‘2025 대한의학회 학술대회’ 개회사를 통해 “지난 의정 갈등 사태 1년이 10년 같았다. 의정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답보 상태인 점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며 이재명 정부는 의료계와 진솔한 대화를 통해 사태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새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 간의 신뢰를 확장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의료계는 각 직역 간에 합의되고 통일된 방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 때문”이라며 의대생·전공의 복귀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젊은 의사들이 좌절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수련 환경과 의료 제도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라며 “의협과 의학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상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직종에 충실해 의료 체계가 망가지는 것을 남의 일 보듯 하던 이기적이고 피지배자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의료계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원장은 “공공의료라는 허울 속에 정해진 국가 재정을 각 분야가 의논해서 나눠가지는 수가 정책에 순응했다. 제로섬 게임을 하던 과거를 부끄러워해야 한다”면서 “의대생·전공의를 왜 어떻게 무엇을 위해 교육해야 하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새 정부 의료정책팀이 구성되기 전에 우리는 힘을 합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의료 정책을 논의하는 ‘국민 참여형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 운영을 내건 바 있다. 이 이사장은 “진정한 소통과 공감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것이며 나아가 미래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며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의료계 기관들이 지혜를 모아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야말로 지금 의료계에서 가장 필요한 모습이다”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