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대출만기를 30년으로 축소한다. NH농협은행도 대출 문턱을 높인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기존 최장 50년에서 최장 30년으로 줄인다. 주담대의 만기가 줄면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0.25%포인트(p)로 축소한다. 당초 0.15%p로 축소할 예정이었지만, 0.25%p로 조정했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실질적인 대출금리가 오르는 효과로 이어진다.

NH농협은행 역시 이날부터 우대금리 조건을 강화한다. 기존에는 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주기형·변동형)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이하일 때 0.2%p 우대금리를 제공했지만, 해당 기준이 LTV 30% 이하로 바뀐다. 아울러 △올원뱅크 가입 고객 0.1%p △지원 프로그램 특별우대 0.1%p 항목은 삭제한다. 반면 다자녀우대(3인이상) 0.2%p 항목이 신설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총량 관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은행별 가계대출 현황, 은행별 대출 증가 속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 운용 방식 등을 점검했다. 최근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해 마포·용산·성동(마용성), 강북, 과천, 분당 등지에서 집값이 급등하면서 가계대출이 늘자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일부 은행이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려 대출 한도를 확대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담대 취급 시 만기 40년·50년 상품을 파는 은행들에 DSR을 우회해 대출 한도를 높이지 않는지 살피라고도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 NH농협·SC제일은행 등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DSR 규제를 회피하거나, 고DSR 대출 비중이 기준 이상인 사례가 있는지를 정밀 점검하려는 취지다. 현행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DSR 70%를 초과하는 대출은 전체 대출의 5%, 90% 초과는 3%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