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에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철강업계가 계절적 성수기와 중국의 감산 효과 등에 힘입어 2분기 실적에서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 종료를 앞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하반기 통상환경이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 기업들은 이달 말쯤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디올투자증권은 2분기 포스코홀딩스 연결기준 매출액이 17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6895억원으로 각각 전 분기 대비 2.8%, 2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는 대부분 하회할 것으로 봤다.
포스코홀딩스의 철강사업 부문인 포스코 별도기준으로 봐도 매출액 9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5320억원으로 각각 전 분기 대비 3.3%, 53.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제철도 2분기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현대차증권은 2분기 현대제철의 예상 매출액은 5조6250억원, 영업이익은 910억원으로, 당진 냉연공장 파업 등 1분기 일회성 이슈들이 해소돼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컨센서스 평균도 영업이익 1170억원으로 추정된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9% 급감해 43억원에 머물렀던 동국제강은 2분기 영업이익이 약 4배 늘어난 180억원으로 추정된다. 성수기 효과로 봉형강 판매량이 증가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후판 위장 수입 단속 등 조치가 본격화하며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건설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 과잉, 통상환경 악화로 장기간 부진에 시달려 왔다. 이에 따라 업계는 구조조정과 공장 가동 중단, 철근 생산 일시 중단 등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2분기 성수기 효과와 정부의 반덤핑 조치가 맞물리면서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대해 21.62% 반덤핑 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4월 중국산 열간압연 후판에 최대 38.0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지난 5월 국내에 유입된 중국산 후판 물량은 6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중국 정부의 감산 조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 국가적 차원으로 단행된 중국 감산 조치에 따라 지난달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865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하며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인위적으로 감산량을 더 확대할 예정이어서 하반기 감산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관건은 체감경기 회복과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다. 특히 오는 8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6월4일부터 부과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50% 부과가 본격화할 경우 업계 반등세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각국에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보내겠다고 경고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철강의 대미 수출액은 1억7954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5.9% 감소했는데 6월과 더불어 하반기 대미 수출액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조기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협상이 사실상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유예 기간 종료 이후에도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2일에 이어 이달 4일에도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방미 직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협상 진행 경과에 따라 필요 시 상호관세 유예 연장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고위급 및 실무급 협상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