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국에서도 보기 드문 세종충남대병원의 미래형 중환자실을 벤치마킹 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개원 5주년을 앞둔 최근까지 전국 의료기관과 각급 단체의 중환자실(ICU) 시설 벤치마킹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세종충남대병원 중환자실이 병상 수 확보 중심에서 환자 안전과 치료 환경을 중시하는 ‘질 중심’의 선진국형 모델로 구축됐기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부터 간호대학까지 연이은 벤치마킹
세종충남대병원은 지난 5년 동안 병원 리모델링 또는 신축을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주요 병원 보직자와 관계자들이 ICU 시설을 답사한 살례만도 10여 차례가 넘는다.
지역 내 주요 간호대학 교수진들의 공식 방문도 20개 대학 이상 달하면서 실제 진료와 교육 현장에서 ICU 시설과 운영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의학 전문학회, 지역 의사회, 병원협회 관계자들 역시 병원 공식 행사 후 ICU 시설 투어를 주요 일정으로 꼽고 있으며 2022년에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실사단, 아세안 10개국 공무원 방한 연수단 등 국제단체와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의 관련 부서도 매년 수차례씩 현장을 찾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구조…미래형 ICU 주목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환자실 전 병상을 1인실 독립병실로 설계한 구조 ▲부모가 환아와 함께 상주할 수 있도록 병실 내 화장실까지 갖춘 소아중환자전용병실 구축 ▲전 병상 팬던트(Pendant) 시스템과 23㎡의 넓은 병실 면적 ▲완벽한 음압전실과 독립 공조를 통한 중환자실 내 음압격리실 ▲자연채광을 극대화해 쾌적함을 높인 병실 환경 ▲중환자실 내부에서 보행 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공간 디자인 등이다.
방문자들은 "선진국에서조차 보기 어려운 미래 지향적 ICU"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병원 개원 당시 미국중환자의학회가 발표한 'ICU 디자인 권고안'의 모든 항목을 충족한 덕분이다.
당시 설계에 참여했고 현재 전담전문의로 근무 중인 문재영 교수는 "중환자실은 단순히 중증 환자를 수용하는 공간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일반 병동보다 더 쾌적하고 전문화된 환경에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자·환경 중심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형 시설 투자 유도…질적 보상 방안 필요
최근 개원하는 종합병원 상당수가 ICU 설계 시 1인실 독립병실로 구축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ICU 하나(통상 10~20병상 규모)마다 수십억원의 추가 건축비가 소요되며 특히 음압 격리실은 병상당 2~3억원 이상의 설치비와 별도의 유지비가 필요해 병원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게 현실이다.
선진국형 ICU를 구축하고도 현재의 의료수가 체계로는 별도의 보상이 따르지 않는만큼 자금력을 갖춘 대형 병원들조차 시설 개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이에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문재영 교수는 "정부도 중증 치료병상 수 확보라는 과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의료기관이 환자 안전과 치료 질을 높이는 ICU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