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젠티전’답게, 명성에 걸맞은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 마지막에 웃은 건 젠지였다.
젠지는 10일 오전 9시(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3라운드 T1과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젠지는 결승에 선착하며 우승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반면 패자조로 떨어진 T1은 LPL 내전 승자와 결승 티켓 한 장을 두고 맞붙는다.
젠지가 1세트를 선취했다. T1은 ‘도란’ 최현준을 앞세워 초중반 불리한 위기를 타개했지만, 중반 이후 젠지의 운영에 휘말리며 패했다. 젠지는 가벼운 움직임으로 T1을 요리했고, 완벽한 교전 설계를 선보였다.
일격을 맞은 T1은 2세트 반격을 개시했다. 5분 첫 드래곤 교전에서 4킬을 챙긴 그들은 16분 전령 전투에서도 젠지의 진영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한타 대승을 거뒀다. 난타전 양상으로 끌고 가면서 버티던 젠지는 20분 아타칸 한타에서 대패를 당하며 승기를 헌납했다. T1이 27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2세트 7킬을 뽑아내면서 역대 최초로 ‘국제전 1000킬’ 대기록을 달성했다.
치고받았던 1~2세트와 다르게 3세트는 팽팽한 신경전이 지속됐다. 20분 마침내 첫 킬이 나왔다. 젠지가 튀어나온 ‘도란’ 최현준의 사이온을 잘랐다. 기세를 탄 젠지는 T1을 압박했고, 30분 바론 버프를 챙겼다. 이어 다음 턴에도 드래곤 영혼을 획득하며 1만 골드 격차를 만들었다. T1은 이렇다 할 저항에 실패했고, 36분 넥서스를 내줬다.

매치포인트를 선점한 젠지는 4세트 ‘정글 제드’를 꺼냈다. ‘캐니언’ 김건부의 캐리력을 믿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었다. 김건부는 이에 보답하듯, 초반부터 전장을 휘저었다. 정글 격차를 벌리면서도 갱킹에 성공했다. T1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5분 제드의 스킬이 빠진 틈을 노려 김건부를 끊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사이드 우위를 가져간 T1은 오브젝트 컨트롤도 성공했다. 젠지도 밀리는 가운데, 좋은 집중력을 유지했고 29분 선진입한 ‘오너’ 문현준을 끊고 바론 버프를 손에 쥐었다.
스킬샷 싸움 속 웃은 팀은 T1이었다. 45분 바론이 걸린 한타에서 ‘에이스(5인 제거)’를 띄우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T1이 4세트 장기전 끝에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5세트 초반은 T1의 흐름이었다. T1은 드레이븐-파이크를 뽑으며 속도를 올렸고, 문현준도 김건부를 상대로 솔로킬을 터뜨렸다. 최현준 역시 다이브를 환상적으로 받아내면서 큰 이득을 챙겼다.
웅크리던 젠지는 23분을 기점으로 일어섰다. ‘룰러’ 박재혁은 포지션을 잡은 뒤 딜을 쏟아내며 잘 큰 문현준을 잡았다. 홀로 들어온 최현준마저 쓰러뜨렸다. 기세를 이어 아타칸과 바론을 모두 처치한 젠지는 박재혁의 징크스를 앞세워 30분 경기를 순식간에 끝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