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이 울산시와 우수 협력사업 사례를 모은 ‘화학연이 실현하는 울산의 꿈’을 발간했다.
이번 사례집은 우수기업의 사업화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신규 지원이 필요한 잠재적 수요기업에게 기술혁신 성공모델을 제시하고자 최근 사업화에 성공한 6건 등 우수 지원사례 9건을 담았다.
엄마 입장으로 만든 100% 분해 피복비료

대표 성공사례로 복합비료 제조회사 ㈜조비는 2021년도 사업에 참여, 기존 석유계 난분해성 피복비료를 대체하는 생분해성 바이오 우레탄 피복비료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생분해 고분자를 연구하던 화학연 김효정 박사는 ‘엄마의 입장에서 미세플라스틱 없는 100% 분해 피복비료 개발’을 목표로 기술·시장 동향 조사부터 제품 용도와 특성에 맞는 개발목표 수립까지 기업 눈높이에 맞추고, 아이를 기르는 입장에서 열성적으로 연구해 개발에 성공했다.
완효성 피복비료는 표면을 특수 물질로 코팅해 비료가 나오는 속도가 조절되므로 약효가 오래 유지된다.
기존 코팅은 폴리우레탄, 폴리에틸렌 같이 석유계 난분해성 수지를 활용했으나, 피복 물질이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토양에 잔류해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었다.
㈜조비는 식물유 유래 바이오 폴리올을 사용해 토양 중 생분해되는 바이오 우레탄 피복기술 개발에 성공,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신규 제조 설비를 구축했다.
이어 바이오 우레탄 피복비료 출시로 2023년 이후 매출 기여액 109억 원이 발생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품 개량을 통해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적 책임감으로 개발한 선박 도료 소포제

화학연 유영창 박사는 도료 첨가제와 합성수지 제조기업 케이에스케미칼㈜과 기존 독일, 일본 등의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일반적 방법이 아닌 기존 논문의 한계점에서 단서를 파악하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그 과정에서 불소-실리콘 물성의 밸런스를 최적화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지만, 기업과 즉각적인 소통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선박용 도료 소포제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뤘다.
선박 도료는 한번 바르면 바닷물, 자외선, 기름 등 악조건에서 최소 10년간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끈적이는 도료를 두텁게 발라야 하는데, 이때 소포제가 불필요한 기포 발생을 방지한다.
이를 기반으로 케이에스케미칼㈜은 2022년 사업에 참여해 선박 도료용 고기능성 소포제 개발에 성공, 2종 이상의 분자량을 갖는 불소실리콘을 혼합해 저온 안정성 및 소포성이 우수한 선박 에폭시 도료용 소포제를 개발하고 에폭시 도료용 소포제와 에폭시 바닥용 소포제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사업화 이후 현재까지 매출 3억 5000만 원을 달성했고, 도료용첨가제 소재 시장 국산화로 향후 3년간 매출증가 45억 원이 예상된다.
연구실-기업 잇는 협력모델 성과
화학연은 앞서 2019년 첫 사례집 ‘라이징시티 울산 화학연에 꿈을 싣다’를 발간했다.
이번 사례집은 시즌2 성격과 더불어 다양한 공동수행 경험을 제시함해 지원사업의 효과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
화학연은 이번 사례집에 참여한 우수기업 관계자를 중심으로 오는 21일 롯데호텔울산 오닉스홀에서 간담회를 열고 ‘울산시-화학연 기술협력사업’ 개선방향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울산시-학연 기술협력사업은 2006년 시작해 양 기관 공동 재원 부담으로 울산지역 중소기업이 공동연구를 수행해 유망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한다.
이는 단순한 연구성과 전달이 아닌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출발점으로 연구방향을 세우고 연구실과 현장을 잇는 맞춤형 협력모델로, 출연연의 전문 연구방법 기획, 기업에서 갖추지 못한 고가 고성능 분석·대용량 반응장비 활용, 효율적 원재료 합성 노하우 제시, 파일롯 규모 생산지원 등으로 의지가 있는 기업들과 성공 사례를 함께 만들고 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울산화학산업이 스페셜티 화학제품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면 위기를 극복할할 수 있도록 울산과 협력을 통해 지원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며 “이번 사례집이 지원이 필요한 지역기업에 성공모델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많은 홍보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에 발간한 사례집은 무료 배포하며 화학연 누리집 발간물 코너에서도 볼 수 있다. 배포에 관한 사항은 화학연 울산행정운영실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