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김기석 첨단예측연구본부장 연구팀이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조현병 치료제 할로페리돌이 뇌 발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항정신병 약물이 신경 발달에 미치는 부작용 가능성을 제시, 장기간 약물 복용이 필요한 환자군에 유해성을 알리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까지 항정신병 약물 부작용 연구는 운동장애, 대사이상, 심혈관계 영향 등 성인 환자에서 단기 관찰된 이상반응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약물이 태아와 청소년기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 모델의 성숙 단계별로 약물에 반응하는 양상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수십 일간 뇌 오가노이드에 할로페리돌을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오가노이드 크기 감소와 신경발달 저해, 신경구조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할로페리돌에 의해 세포 간 신호전달 경로인 Notch1의 신호를 억제해 신경발달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신경보호제인 프로피온산이나 Notch1 활성제인 발프로산을 함께 투여하면 뇌 오가노이드의 크기가 유의미하게 회복, 조절 물질을 함께 투여하는 실험 과정에서 부작용을 감소시켰다.

이번 연구성과는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물의 신경발달 독성을 입증한 사례로, 기존 동물실험 기반 독성평가의 한계를 넘어서는 중요한 연구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Notch1의 신호경로와 항정신병 약물 부작용 간 연관성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차세대 항정신병 약물 개발 및 부작용 예측기술 개발에 과학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 약물-장기 상호작용을 세포 수준에서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는 실험 플랫폼인 뇌 오가노이드의 활용 가능성을 크게 확장했다.
김 본부장은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항정신병 약물뿐 아니라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 중추신경계 약물 개발과정에서 조기 독성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약물 안전성 가이드라인 개발과 독성 평가 기준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7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 Chronic Haloperidol Exposure Impairs Neurodevelopment via Notch1 Signaling in Human Stem Cell-Derived Brain Organoids - 공동저자: 강현수, 이재혁(국가독성과학연구소) -교신저자: 김기석(국가독성과학연구소), 조하나(성균관대학교 의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