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완주군이 삼례토성 발굴조사를 통해 1500년이 넘는 역사의 비밀을 풀어낸다.
완주군은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지원사업’ 일환으로 삼례토성 발굴조사에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도비를 지원받아 추진되는 발굴조사 결과는 토성의 보존·정비·활용계획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지원사업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가 협력해 역사문화권별 핵심 유적을 조사‧연구,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변천사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삼례읍에 위치한 삼례토성은 최근 토성 내 지표에서 구석기 유물이 수습되면서 유구한 역사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
삼례토성 성곽은 약 1500년 전 마한 말~백제 초에 축조돼 당시 지역의 행정·군사 거점으로 기능한 것으로 역사학계는 보고 있다.
특히 삼국시대 전후에는 만경강 유역의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고대 교통망과 정치권력의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 유적으로 백제의 전북 진출 시기를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고도(古都) 금마 도성 방어체계의 거점 중 하나로, 금속문화 전래와 후백제 견훤의 오월(吳越)과의 교류 등 대외문화 유입 창구로도 역사적 의미를 평가받고 있다.
고려·조선시대에도 삼례토성은 주요 교통로의 요지로 역참이 설치되는 등 지방행정 중심지로 위상을 유지했다. 토성과 가까운 만경강 인접 지역에는 완산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비비낙안(飛飛落雁)’과 관련된 비비정이 있다.
삼례는 일제강점기 교통·물류의 거점이자 만경강 유역 근대 수리시설 운영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삼례토성 정상부에는 근현대 조성한 물탱크가 남아 있고, 구릉 말단부에는 국가등록유산 옛 삼례양수장이, 인근에는 국가등록유산 옛 만경강철교가 자리하고 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삼례토성은 완주의 역사적 뿌리를 밝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발굴조사 성과를 주민과 공유하고 후대에 바르게 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는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며, 연차 조사를 통해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