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펀드로 ‘순항’ 꿈꾸는 K-조선…美 시장 결합 시동

마스가 펀드로 ‘순항’ 꿈꾸는 K-조선…美 시장 결합 시동

기사승인 2025-08-17 06:00:08 업데이트 2025-08-17 08:52:33
대통령실이 3일 공개한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 한·미 관세 협상 때 조선 분야 협력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만든 슬로건으로 한국 협상단은 이 모자와 대형 패널 등을 준비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가 감소세가 이어간 가운데, 한국의 수주량 비중은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도출된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한국과 미국 조선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 미국 간 조선 협력을 위한 ‘마스가 펀드’의 출범에 따라 한국 조선 업계는 미국 현지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스가 펀드는 한미 양국이 1500억 달러(한화 약 208조 원) 규모로 조성한 대규모 조선 협력 펀드로, 한국이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및 유지·보수 등 조선업 전반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면서 한미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이다.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51.2% 감소한 가운데, 한국의 수주 비중은 17%에서 23%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중국의 수주 점유율이 67%에서 56%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세계적인 한국 조선의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방증한다.

미국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서 쇠퇴한 자국 조선 산업을 신속히 복원할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한국과 마스가 프로젝트를 출범하기로 했다. 지난 달 31일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 조성과 미국 내 대규모 조선업 투자를 약속 받은 것이다. 이는 급부상하는 중국 조선업을 견제하고 한국의 세계적 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의 산업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미 기술 협력을 확고히 하고,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조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함으로써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스가 펀드를 기반으로 미국 내 조선업 부흥에 기여함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산업 동맹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마스가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한미 협력 전략을 본격 조율 중이다. 정부도 현지 투자 확대 및 관련 법률 개정 등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K-조선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미국 시장 내 입지 확대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사 하계 휴가기간이 끝나는 18일 뒤부터 빅 3사 간 세부 사항들을 조율하는 TF 가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미국 해군 전투함 건조 및 유지보수(MRO) 시장까지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2054년까지 군함 보유 규모를 확대하며 연간 300억 달러(약 41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번스-톨레프슨 수정법’에 따라 현재 비전투함 MRO만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외 인정을 받아 전투함 MRO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미 조선업 협력을 통해 기술협력, 인적교류, MRO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대형 조선소뿐 아니라 중소형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에도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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