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있다. 비대면진료는 관리를 중심으로 한 만성질환 영역에서 편의를 넘어 필요성이 입증되고 있다는 점이다. 1형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위한 비대면 1:1 맞춤 솔루션의 경우 연속혈당측정기(CGM) 등의 의료기기를 기반으로 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의료진이 비대면으로 진료와 처방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환자는 전자처방전을 수령하고, 요양비 청구와 소모성 재료 배송까지 모두 원스톱으로 연결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당뇨병 환우회에선 “비대면진료가 환자들의 삶을 바꾸었다”는 말이 나온다. 예전에는 처방전을 받기 위해 휴가를 내고 병원을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혈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료를 받고, 필요한 소모품도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진료 방식의 변화는 환자에게 시간과 비용의 절감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줬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진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일정한 치료 경과를 보이는 만성질환자에게 비대면진료를 통해 진료를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치료 중단 없이 환자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의료진은 “대면과 비대면을 정제된 프로토콜 안에서 혼합해 운영할 경우 진료의 질,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한다. 기술 발전에 발맞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새로운 치료 모델을 설계해 나가는 시점이다.
비대면진료의 제도화는 현재의 환경만이 아니라, 도래하고 있는 고령화사회와 국제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AI 의료의 발전, 재택치료를 통한 진료의 연속성 및 복약 순응도 개선 등 미래의 모습을 보고 그 기준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새롭게 움트는 가능성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활발한 논의를 가져야 한다.
비대면진료는 환자와 의료진이 진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진료실 밖의 데이터와 일상을 병원 안 진료와 연결함으로써 진료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미래의 치료 방식을 자리 잡아 가기 위해 폭넓은 이해와 논의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