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대다수 주요 자산운용사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돌파하면서 보수수익이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일회성 이익을 반영했다고는 하나 KB자산운용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ETF 순자산총액(AUM) 상위 8개 운용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총 3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2837억원 대비 31.9%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펀드 수탁고가 늘어남에 따른 보수수익 증가가 자산운용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운용자산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좋았고 특히 ETF 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자산운용사 실적에 도움이 됐다”면서 “여러 조건이 있지만 단순하게 보면 수탁고 증가가 보수수익 증가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9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1억원 대비 129.1% 증가했다. KDB생명타워 매각 효과가 컸다.
KB자산운용은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전년 동기 대비 대체부문 성과보수 등을 포함해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며 “수탁고 및 순자산가치(NAV) 증가에 따라 보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77억원으로 운용사 중 1위였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사업에서 성적이 좋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순이익은 상승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26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468억원보다 32.4% 늘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5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순자산총액(AUM) 기준 업계 1위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9% 증가한 325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운용사 가운데 KB자산운용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이익 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면 올해 PLUS K방산과 PLUS 고배당주 ETF로 시장을 이끌었던 한화자산운용은 상반기 영업이익 281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소폭(-0.2%) 감소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해 “수수료 비용과 이자 비용 등이 줄어 전체 영업비용이 감소했다”면서도 “지난해 일시적 보수 발생한 데 따른 영업수익 감소분이 더 컸던 것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자산운용(258억원, 전년 대비 증가율 24.1%) △키움투자자산운용(217억원, 45.1%) △NH아문디자산운용(204억원, 11.6%) 등의 순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