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경쟁률도 양극화…‘수도권’에 집중

청약 경쟁률도 양극화…‘수도권’에 집중

기사승인 2025-08-24 06:00:10 업데이트 2025-08-24 09:22:59
서울의 아파트 모습. 곽경근 기자

지방과 수도권의 청약 경쟁률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공급 물량이 적은 상황에서 청약이 수도권 ‘내 집 마련’을 위한 사실상 유일한 통로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당분간 청약 경쟁률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지난달까지 공고된 민간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정비사업지에는 1592세대 모집에 7만4078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46.53대1을 기록했다. 반면 비수도권 경쟁률은 7.27대1로 수도권 대비 낮은 편이었다. 지난해 비수도권 청약 경쟁률은 33.67대1이었으나 작년의 4분의1 수준으로 급락했다.

서울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서울에서 일반에 분양된 아파트 물량은 482가구다. 지난 2월 서초구 방배동에 공급된 ‘래미안 원페를라’가 서울의 유일한 분양 단지였다. 경기 1179가구를 포함해 수도권 전체에 분양된 아파트 물량은 1857가구였다. 지난해 1분기 분양 물량(1만6181가구)와 비교하면 89%가 줄었으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가장 적은 수치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출 한도 때문에 매매는 어려워졌지만, 청약은 상대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시세보다 저렴해 청약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대출 규제 이후인 지난 7월 서울 송파구 ‘위례리슈빌’ 전용면적 105.46㎡의 무순위 청약에는 7만4051명이 신청했다. 해당 주택의 분양가는 9억2458만원으로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약 20억1000만원)보다 10억원 이상 저렴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청약 경쟁률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향후 공급될 주택의 선행 지표를 뜻하는 착공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아파트 착공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착공 실적은 총 2만729채로 전년 동기(2만3107채)보다 10.3% 줄었다. 서울 아파트 착공 실적은 2021년 6월~2022년 5월 5만2972채를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약 경쟁률의 양극화 현상은 지방 내에서도 나타난다.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20일 청약을 마감한 부산 ‘서면 써밋 더뉴’의 청약 경쟁률은 3.7대1을 기록했다. 그중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A형 77가구 청약에는 1476명이 참여해 19.2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342가구 모집에 225명이 신청해 미달됐으며 대구 ‘더팰리스트 데시앙’은 417가구 모집에 86명이 신청했다.

전문가는 당분간 청약 경쟁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6‧27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수요가 억제되면서 청약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게 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청약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비수도권은 아직 미분양 물량이 많아 공급이 충분한 반면, 수도권은 공급이 부족한 데다 수요도 꾸준해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지방은 공급이 많은 반면 수도권은 공급이 매우 부족하다 보니 청약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청약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