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전공의 복귀…수련환경 변화 조짐

다가오는 전공의 복귀…수련환경 변화 조짐

전공의들, 근무 환경 개선 요구
병원들, 당직 횟수 제한 등 대책 마련 나서

기사승인 2025-08-26 06:00:07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병원들이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들의 출근을 앞두고 수련 환경과 근무 여건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부 전공의들이 당직 제외, 당직 후 비번 보장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병원들은 과거와 다른 방식의 업무 배정을 검토 중이다.

상급종합병원들은 이번 주 전공의 모집 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부터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들이 출근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모집 지원자는 지난해 2월 집단 사직한 인원의 70~80%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은 복귀를 앞두고 수련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과거처럼 당직과 환자 상태 점검 등 단순 업무에 치중된 환경에서는 제대로 된 전문의 수련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공의들은 당직 제외나 당직 후 비번 보장이 없으면 복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요구사항들은 26일 오후 6시에 열리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수련병원협의회의 간담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병원들은 전문과마다 교수들과 전공의들이 업무 환경 개선 방안을 협의하도록 하고, 주당 당직 횟수 제한 등의 업무 규정을 마련하며 복귀 전공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교수는 “전공의 복귀를 앞두고 과별로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전공의가 많은 내과는 업무를 최대한 나누고, 전공의가 부족한 진단의학과 등은 소수 인원에게 일이 몰리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보도에서 복귀 전공의 요구에 교수들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갈등보다 환영 분위기가 크다는 전언이다. 

한 수련병원 교수는 “당직 거부 보도와 일부 교수의 불편한 반응은 극소수 사례일 뿐”이라며 “대부분의 교수는 전공의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복귀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복귀 이후 정부가 제도적 지원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정부가 전공의협의회와 수련병원협의회 등과 수련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으나,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은 “전공의 복귀가 의료 대란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정부가 전공의 수련 비용 지원 등 의료 교육의 질을 높일 정책적 해법을 마련해야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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