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교, 버려진 공간에서 다시 태어나는 희망 터전으로 만들 것!”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1일 폐교와 관련 “지역 재생과 미래 세대 교육을 잇는 든든한 연결고리로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경북교육청이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은 폐교를 지역의 희망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폐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는 자원
경북교육청은 폐교는 단순히 교육 기능을 다한 공간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은 물론 외부기관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는 자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과 손잡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맞춤형 활용 방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임 교육감은 “폐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외부 주체들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지역 발전과 공동체 회복에 이바지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지역 폐교 736개교 중 495개교 매각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기준 학생수 감소로 폐교된 학교는 총 732개교에 이른다.
여기에다 1일 자로 안동 월곡초등학교삼계분교장, 문경 산북초등학교창구분교장, 의성 단밀초, 성주 용암초 등 4개교가 추가 되면서 경북 지역의 폐교는 총 736개교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495개교는 매각 등의 처리를 완료한 상황이며, 현재 보유 중인 폐교는 241개교다.
남은 폐교 중 76개교는 경북교육청이 자체 활용하고 있으며, 76개교는 임대를 놓고 있다.
미활용 64개교에 대해서는 20개교를 매각하고, 30개는 임대, 4개교는 자체활용, 4개교는 보존관리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폐교 활용 다변화 추진
이들 폐교는 위치나 규모,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가진다.
그런 만큼 폐교의 매각이나 대부를 추진 할 경우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절차 과정이 중요하다.
경북교육청은 우선적으로 지역 주민의 50% 이상 동의를 확보해야 하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또 장기 미활용 폐교의 경우 일반 입찰을 통해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특히 농산어촌 지역 폐교의 경우 입지 여건이 열악하고 관리 인력 상주가 어려워 안전사고나 우범 지역화 우려가 큰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민간 주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버려진 공간을 새로운 지역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경북교육청의 노력의 결실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폐교, 협력과 상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2007년 폐교된 김천 어모초등학교는 김천시와 대부계약을 체결해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중증장애인 자립지원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직지사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이곳은 ‘나눔의 숲’을 조성해 지역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995년 문을 닫은 안동 화남초등학교는 2020년부터 한국농림시스템이 대부를 받아 농업기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6년 폐교된 영천 자천중학교는 영천시가 매입해 ‘보현산 녹색체험터’로 재탄생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체험관과 디지털 추억교실 등을 운영하며 과거 학교의 추억을 현대적으로 되살려내 지역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9년 폐교된 기산초등학교는 경북과학대학교가 운영 주체가 돼 2001년 ‘전통문화예술체험학교’로 문을 열은 후 지역 전통문화 확산의 거점으로 우뚝 섰다.
2010년 문을 닫은 울릉중학교 태하분교장은 울릉군이 매입해 2017년 ‘수토역사전시관’으로 재탄생했다.
총 192억원을 투입해 4층 규모로 건립한 전시관은 조선시대 울릉도 관리 제도였던 ‘수토제’를 주제로 꾸려졌다.
특히 수토사와 수행원들이 타고 다닌 ‘수토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전시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울릉도의 대표 관광명소이자 학생들의 살아 있는 역사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때 멈춰 섰던 공간인 폐교가 이제 지역의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 동력, 협력과 상생의 상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다.
임 교육감은 “폐교가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와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곧 교육과 지역이 상생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폐교재산의 매각과 대부를 통해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발전을 이끄는 모범적 상생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