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사상 최악 '가뭄'에 전 시민 병입수 배부…군·소방·해경 총력 지원

강릉 사상 최악 '가뭄'에 전 시민 병입수 배부…군·소방·해경 총력 지원

171만 병 기부 이어지며 전국 지원 확산

기사승인 2025-09-03 15:56:21
생활용수를 담은 5000톤급 경비함정 삼봉호가 급수지원을 위해 강릉 안인화력 돌핀부두로 입항하고 있다. (사진=동해지방해양경찰청)
강원 강릉시가 최악의 가뭄에 직면한 가운데 병입수 배부와 대규모 운반급수에 돌입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중앙정부와 군·소방에 이어 해양경찰청까지 현장 지원에 합류하면서 가뭄 대응 범위는 한층 넓어졌다.

3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6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1%로, 여전히 심각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는 생활용수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전방위 급수 대책을 가동 중이다. 이날 기준 오봉저수지로 원수를 운반하는 데 군 물탱크 141대와 민간 살수차 27대 등 총 168대가 투입돼 누적 1만 2064톤이 채워졌다.

홍제정수장 정수 공급에는 소방차 71대, 강릉시 1대, 타 지자체 차량 19대 등 91대가 동원돼 하루 3388톤 규모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해양경찰청도 이날부터 지원에 합류해 운반급수 현장에 투입되면서 지원 전선이 해상·육상 전반으로 확대됐다.

시는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병입수 배부도 시작했다. 이미 사회복지시설과 교육시설에는 우선 배부가 완료됐으며, 오는 4일까지 면·동 권역별 확대 배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급되는 병입수는 총 3615톤 규모로, 18개 면·동과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단위로 인구수에 따라 배정된다. 1인당 12리터(하루 2리터씩 6일치 분량)가 지급된다.

병입수 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강릉시는 지금까지 기업·기관·단체로부터 약 171만 병을 확보했으며, 상당량이 취약계층과 공공시설에 이미 전달됐다. 신세계그룹, 오비맥주, 롯데칠성강릉물류센터 등 기업은 물론 강원의용소방대연합회, 강릉재향군인회 등 지역 사회단체, 전남도와 정선군 같은 지자체도 동참했다. 지난 2일 기준 50만 병 이상이 배부됐고, 남은 물량도 순차적으로 시민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강릉시는 세대별 수도 계량기의 75%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시행 중이다.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로 전환하고, 0%에 도달할 경우 전면 운반급수 체제로 바뀐다.

시는 연곡 지하수 저류댐 설치, 공공하수처리수 재이용, 남대천 지하댐 건설 등 중장기 대책도 병행하고 있지만, 당장 시민 생활을 지탱하는 건 운반급수와 병입수 배부에 달려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군·소방·해경·민간의 도움 속에 급수 체계를 가동하고 있지만, 가뭄 장기화가 이어질 경우 추가 대책이 불가피하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강릉 지역은 4일과 5일 흐린 가운데 산발적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나, 강수 확률은 20~30%에 그칠 전망이다.
롯데칠성강릉물류센터가 성산면에 생수 1만 병을 기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릉시)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