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백종원, ‘K-소스’로 새 판 짠다…“5년 내 1000억원 실적 달성” [현장+]

위기의 백종원, ‘K-소스’로 새 판 짠다…“5년 내 1000억원 실적 달성” [현장+]

기사승인 2025-09-03 16:59:24
3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예솔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소스 수출과 푸드 컨설팅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TBK’(The Born Korea·더본코리아) 소스를 단순 제품이 아닌 레시피와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유통 브랜드로 키워, 국내 매출을 글로벌 투자와 개발로 연결하고 다시 국내 연구·개발(R&D)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백 대표는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TBK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소스 론칭’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소스 B2B 매출과 글로벌 푸드 컨설팅, B2C 매출을 합산해 오는 2030년까지 해외 실적을 1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해외 매출 42억원에서 약 24배 성장을 추진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미국, 유럽, 대만, 중국 등을 직접 돌며 현지 유통사와 셰프들과 협업을 주도한다.

현재 TBK 소스는 양념치킨·된장찌개·떡볶이·김치양념 등 7종이며, 연말까지 쌈장·매콤찌개·LA갈비·짜장소스 등 4종을 추가해 총 11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제품 용기에는 QR코드를 넣어 현지 조리사들이 1분 내외의 레시피 영상을 보고 조리 과정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

백 대표는 “저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모든 한식 메뉴의 소스를 구비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해외 기업들이 한식 브랜드를 만들어 가맹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맛을 균일하게 낼 수 있는 소스를 납품하고 그 소스를 활용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소스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성도 작용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소스 수출액은 약 3억9900만달러였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5%를 기록했다. 백 대표는 “국내 식품 기업은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에 맞춘 소형 제품을 수출하며 성장하고 있다”면서 “해외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 생산보다 제품을 조달하는 것이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중심의 해외 사업에서 나아가, 자체 개발한 소스를 기반으로 각국 환경에 맞는 조리법과 메뉴를 제안하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 사업도 강화한다. 지난 7월 독일 대형 유통사 글로버스와 협력해 현지 푸드코트에 비빔밥과 덮밥 메뉴를 선보인 경험을 바탕으로, 원가 관리와 조리 효율화, 폐기율 절감, 셰프 교육, 품질 보증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TBK 소스를 활용한 메뉴. 이예솔 기자

이날 백 대표는 해외 사업 전문가 영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도 책임자가 두 명일 경우 책임 회피라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였다”며 “음식이나 소스를 시연하는 데에는 언어보다 진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가격·위생 논란, 농지법 위반, 원산지 허위표기 의혹 등 여러 문제에 휘말린 뒤 감사팀과 품질안전관리팀을 신설하고, 공동대표 체제에서 백종원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백 대표는 특히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의 안착이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라며, 국내 점주들의 안정적 운영과 소형 브랜드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가장 신경 쓰는 건 국내 점주들이다. 소형 브랜드들이 잘 성장해야 하고, 유통을 통해 확보한 자금도 투자의 기반으로 삼겠지만 점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늘 조심하고 있다”며 “점주들이 잘돼야 가맹점도 성장하고, 그래야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프랜차이즈 기업이 자신만의 한식 브랜드를 만들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 소스다. 연구개발(R&D) 인력이 100명에 육박하는 더본코리아가 브랜드 컨설팅을 잘할 수 있고 틈새시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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