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난임 시술 건수 급증에 따라 정서적 고통을 겪는 부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전문 상담 이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임에 심리·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서울시는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를 통한 맞춤형 지원 강화에 나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난임 시술을 받은 부부 중 약 87%가 정서적 고통을 경험했지만 실제 심리 상담 기관을 이용한 비율은 5%에 불과했다. 이에 시는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의 지원 대상과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겠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초기 상담을 비롯한 고위험군 등록 상담, 사례 관리, 내·외부 의료기관 연계, 자조모임·집단 프로그램까지 이어지는 심리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스트레스, 우울 등 표준화 심리검사와 일대일 상담을 기반으로, 필요 시 부부 동반 상담과 가족 상담을 병행한다.
특히 조기에 발굴된 중등도 이상의 고위험군은 정신건강의학과, 산부인과 등 전문 진료와 연계한다. 시 관계자는 “배우자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계 회복과 정서적 회복탄력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665명을 대상으로 총 5944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이 중 고위험 등록 상담은 1717이었다. 일반·기타 상담은 532건, 검사 등은 3695건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에는 7월 기준 7714건의 상담이 이뤄져 연간 목표의 76.5%를 달성했다.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는 지난 2023년 서울권역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 서남권역에 개소해 총 2개 권역 4곳(강남세브란스병원·송파구 가든파이브·서울시보라매병원·금천구 금화빌딩) 마련됐다. 상담 예약·문의는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신혼·난임부부 건강관리 특화 프로그램은 오는 13일부터 운영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영양·운동·모바일 건강관리 등 전문가 강의와 부부 모임을 결합한 8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2기에 걸쳐 진행되며 1기당 25쌍의 부부를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여 신청은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난임 인식 개선과 예방을 위한 임신 준비 교육 또한 진행할 계획이다. 이 교육은 전문 강사진들이 직접 기관·현장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교육을 원하는 기관은 한국난임가족연합회로 문의하면 된다.
정소진 서울시 건강관리과장은 “난임은 더 이상 개인과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신체적·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든든한 동행자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