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배달앱 ‘땡겨요’, 수수료 2%에도 불편 누적…지속가능성 시험대

서울시 배달앱 ‘땡겨요’, 수수료 2%에도 불편 누적…지속가능성 시험대

기사승인 2025-09-10 06:00:29

 

쿠키뉴스 자료사진


“예상 시간보다 3~4배 더 걸린다고 해서 취소하려고 하니 버튼이 없네요.” “고객센터는 왜 이렇게 연결이 안 되죠.”

9일 SNS 등에는 서울시 공공배달앱 ‘땡겨요’에 대한 불만 후기가 잇따랐다. 주문한 음식이 2시간 뒤에 도착하거나, 한 시간 넘게 라이더 매칭이 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땡겨요의 배차 시스템, 고객 편의성, 배달료 등은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땡겨요는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겠다며 지난해 서울시가 도입했고, 신한은행이 운영을 맡고 있다. 민간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최대 7.8%인 반면 땡겨요는 2%로 낮췄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역화폐로 받아 결제할 수 있는 등의 혜택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기준 회원 수, 가맹점 수, 매출액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소비자 불편은 이어지고 있다. 민간 배달앱과 비교해 배달이 늦고, 입점 식당이 적으며, 배달비도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 현황을 확인하기 어렵고, 고객센터 연결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시와 신한은행은 지난 7월30일 이를 보완하겠다며 자체 배달 서비스 ‘땡배달’을 도입했다. 단순 중개를 넘어 운영사가 라이더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신속한 배차와 배달 현황 제공, 배달비 절감을 노렸다는 설명이다. 현재 서울 중구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신한은행은 배달대행사 ‘바로고’와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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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땡배달 효과에는 의문이 따른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의장은 “피크타임엔 자체 콜도 받기 어려운데 대행사가 땡배달을 처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행사 기반의 요기요도 철수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땡배달이 버틸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수수료 2%가 장점이라지만 업주에 더 큰 부담은 배달비”라며 “기본 배달료에 무료배달 노출 비용, 결제 수수료까지 더하면 민간앱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의 후기도 부정적이다. 이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에서는 “배차는 ‘노답’ 수준”, “배차 지연으로 고객이 주문을 취소해도 보상이 없다”, “상담원 연결까지 45분 걸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시와 신한은행은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시범 운영 지역 데이터를 봤을 때 땡배달 이후에도 배차가 느리다는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배민과 쿠팡은 광고 수수료를 별도로 받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소비쿠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객센터 대응이 늦어진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 생태계 문제는 자율 경쟁이나 제도 정비로 풀어야 한다”며 “서울시 공공배달앱은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이용자 활용도도 낮아 민간앱과 차별성이 없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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