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20차 교섭에는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와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합의는 조속한 생산 정상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사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다.
위기 극복·국내공장 재편 맞손
노사는 전례 없는 글로벌 관세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내공장 재편과 신사업 유치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 공장 내에서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파워트레인 부품 생산 등을 추진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고용 안정성도 챙기기로 했다.
안전 문화 정착·지역 상생도 강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H-안전체험관’ 건립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이곳에는 최신 실감형 미디어를 활용한 체험 시설이 설치돼, 몰입형 안전 교육을 통해 “안전 최우선” 문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내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사내 체육대회 제도를 개편해 소속 사업장 소재지에서 팀워크 활동을 진행할 경우 직원 1인당 4만원을 지원한다. 연간 약 290억원 규모의 자금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투입될 전망이다.
임금·성과 보상안 확정
이번 합의안에 따라 기본급은 10만원 인상된다. 여기에 △경영성과금 350%+700만원 △위기극복 격려금 100%+150만원 △글로벌 자동차 어워즈 수상 기념 격려금 500만원과 주식 30주 △현장 안전문화 구축 격려금 2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이 지급된다.
정년은 기존 계속고용제(정년 퇴직 후 1년+1년) 체제를 유지하며, 향후 법 개정에 대비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임금체계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노사 공동 TFT’를 구성해 장기 과제로 다루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대법원 판결 이후 불거진 통상임금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임금체계개선 조정분과 연구능률향상비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교섭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걱정 속에서, 현대차 노사가 미래 생존과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담아 잠정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끊임없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