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레와만의 기술력으로 기존 고객층인 5060세대를 넘어 2030까지 공략하겠습니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살레와(SALEWA)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11일 서울 종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살레와는 브랜드 비전과 함께 ‘스포츠·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전략을 내세우며 차별화된 행보를 예고했다.
살레와는 1930년대 독일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돌로미티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90년 역사의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다. 의류·신발·장비 전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토털 아웃도어’ 개념으로 유럽 시장에서 명성을 쌓아왔다. 한국 전개사 SMK컴퍼니는 올해 초 계약을 맺고 지난 3월 종로 5가에 1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살레와는 기존 등산복에 머무르지 않고 스피드 하이킹과 일상복 개념을 접목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주력으로 내세운다. 살레와 관계자는 “스피드 하이킹은 러닝과 알파인 하이킹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테고리로,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러닝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며 “2026년 SS 시즌부터는 이 카테고리를 핵심으로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산화를 비롯한 신발 부문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강조했다. 독자적인 시스템을 적용해 발 전체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도록 설계했으며, 이는 돌산 지형이 많은 한국 환경에서 특히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재와 기술 역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무기다. 살레와는 “고어텍스와 비교되는 파워텍스, 뉴라스트레치, 켄트 대마 소재 등은 살레와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라며 “기능성은 전문 산악인도 만족할 수준이고, 디자인은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성도 핵심 전략이다. 살레와 관계자는 “본사 매장에서 10~20년 된 제품을 수거·재가공해 중고 마켓에서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소비자들이 ‘저 기능이 좋아서 다시 산다’고 말할 정도로 신뢰가 쌓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거점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내년 말 2호점 오픈을 추진한다. 다만 빠른 외형 확장보다는 핵심 소비자층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우선시한다는 계획이다.
크리스토프 엥글 살레와 CEO는 “매장을 빨리 늘리기보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는 것이 목표”라며 “단기간 성장보다 장기적으로 존경받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브랜드력 약화로 ‘2030 세대에는 낯선 브랜드’로 인식된 점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엥글 CEO는 이어 “5060 세대는 ‘살레와=최상급’으로 기억하지만 젊은 세대는 잘 모른다”며 “전문성과 혁신성을 앞세워 아이덴티티를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이 하락세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기준 디스커버리(-7.5%), 내셔널지오그래픽(-7.8%), 코오롱스포츠(-5.8%), 네파(-3.6%), 아이더(-3.9%) 등 주요 브랜드가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K2는 전년 대비 8.8% 감소한 3920억원, 블랙야크는 11.7% 줄어든 2990억원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시장 침체 속에서 살레와는 ‘스피드 하이킹’과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간담회에서는 유럽 현지에서의 입지와 글로벌 확장 성과도 공유됐다. 살레와 관계자는 “유럽 알프스 산악인들의 일상과 전문 등반가 모두가 인정하는 브랜드”라며 “북미·아시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온 만큼 한국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용엽 에스엠케이컴퍼니 대표는 “현재 2호점은 내년에, 3호점은 그 이듬해에 오픈할 계획”이라며 “두 매장은 산악 활동 매니아층과 트레일런·볼더링·하이킹 등을 즐기는 젊은 층을 동시에 겨냥하는 상권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를 위한 매장은 산악 접근성이 좋은 지역, 젊은 층을 겨냥한 매장은 도심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구분해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또 “우선 과제는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 회복”이라며 “핵심 기반이 서야 수평적 확장이 가능하다. 단순히 매장을 늘리는 것보다 스페셜티 매장과 특별한 로케이션에서 전문가·젊은 세대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채널 전략과 관련해서는 “온라인 플레이는 매우 중요한 축”이라며 “대중적 확산 전까지는 스페셜티 매장과 온라인 마켓에 역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