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수익·안전’ 모두 불안…돌파구 못 찾는 LCC ‘생존 기로’

‘수요·수익·안전’ 모두 불안…돌파구 못 찾는 LCC ‘생존 기로’

기사승인 2025-09-11 17:12:21 업데이트 2025-09-11 17:36:57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들이 서있다. 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너도나도 노선 증편과 가격 경쟁에 치중하면서 ‘수요‧수익‧안전’ 모두 불안한 상태에 놓였다. 여기에 더해 대형항공사(FSC) 기업 결합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로 경쟁력이 더욱 약화되면서 LCC가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섰다. 일각에선 존폐 위기에 직면한 LCC가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영 전략을 통한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혈경쟁 몰린 LCC…결과는 ‘적자 비행’

LCC들이 올해 상반기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LCC 4곳(티웨이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모두 올해 2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의 2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3780억원, 7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항공의 매출‧영업손실은 각각 3324억원과 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은 26% 줄었고, 영업손실은 366억원 늘었다.

진에어의 경우 매출 3061억원‧영업손실 423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2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에어부산은 매출 1714억원, 영업손실 1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27.2% 줄고, 영업이익은 11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LCC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배경에는 ‘증편 경쟁’과 ‘가격 경쟁’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관련 업계는 수요 확보를 위한 항공사 간 경쟁 격화가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 구조가 불안정한 흐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 같은 출혈경쟁이 지속될 경우 안전 관련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C 시장을 보면 수요 대비 공급이 과잉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다 보니 가격은 초저가 수준을 보이며 오히려 수익이 늘기보다 약화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 간 출혈경쟁이 지속돼오면서 안전 관련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난해 제주항공의 안전투자 총액이 전년 대비 36.5% 감소하고, 에어부산은 23.3%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독과점 막으려다 LCC 경쟁력↓…규제 ‘역풍’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인한 독과점 방지를 위해 내건 공정위의 규제가 오히려 LCC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항항공과 통합 계열사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괌 노선을 확대했다. 이는 공정위의 ‘2019년 공급 좌석의 90% 이상 유지’ 조건 이행을 위한 조치다. 진에어는 인천~괌 노선을 주 7회에서 21회로 3배 늘렸고,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각각 10월과 11월부터 운항 재개에 나선다.

문제는 해당 노선의 여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 조치로 운항을 되레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1~7월) 인천~괌 노선의 여객 수는 약 37만8000명으로, 2019년 대비 약 29만1000명(43.5%) 줄었다. 이 때문에 이미 노선 증편에 나선 진에어의 경우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으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가 줄어드는 노선에 공급을 늘리는 조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며 “피해는 고스란히 저비용항공사들이 떠안게 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위기의 LCC, 새 돌파구는 ‘차별화된 경쟁력’

전문가들은 LCC가 ‘수요 불안정’, ‘수익성 저하’, ‘외부환경 취약’ 등 삼중고에 직면한 원인으로 차별화된 경영 전략 부재를 꼽았다. LCC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항공사별 특성과 강점에 기반한 특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화연 호남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한 항공사에서 반려동물 전용기를 띄우는 등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반려동물 보호자로부터 호응을 얻었던 사례가 있다”며 “이와 같이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맞춘 다양한 여행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수요와 수익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특화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도 “대부분의 항공사가 ‘노선 증편’이라는 같은 전략에 나서면서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저비용항공사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노선 개발부터 다양한 기내 서비스 제공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으로 단번에 반등이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항공사의 경영 차별화를 장기적 전략으로 수립한다면 수요와 수익 등 재정 안정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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