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서 9단이 중국 투샤오위 9단을 2-1로 누르고 쏘팔코사놀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12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속행한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에서 투샤오위 9단에게 21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신 9단은 9일 열린 1국에서 뼈아픈 ‘반집’ 패배를 당하면서 선취점을 허용했으나 하루 전인 11일 2국을 가져오면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대국에서 백을 잡은 신 9단은 초반 접전 이후 줄곧 우세한 형세를 유지하면서 단 한 번의 기회도 허용하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2000년생으로 만 25세인 신진서 9단은 2003년생으로 세 살 어린 투샤오위 9단과 다소 부담되는 승부를 펼쳤다. 특히 이 대회는 세계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풀리그’로 진행됐는데, 본선 리그에서 신 9단은 투샤오위 9단에게 패한 바 있다. 결승전에서 설욕을 다짐했으나 1국을 내주면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아울러 신 9단은 이날 승리 전까지 세계대회 결승에서 우승할 경우 무조건 완봉승을 거두는 ‘징크스’도 갖고 있었다. 결승 번기 승부에서 한 판이라도 진 경우에는 준우승을 했기 때문에, 이번 대결 역시 징크스가 재현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부담감과 징크스를 모두 극복했다. 결승1국서 아쉬운 패배가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2국과 3국 모두 상대에게 이렇다 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완벽하게 이겼다.

메이저 세계대회 8회 우승에 빛나는 신 9단은 마이너 세계 타이틀 쏘팔코사놀 초대 챔피언에 오르면서 향후 ‘메이저 9관’ 도전에도 좋은 기운을 얻었다. 메이저 세계대회는 오는 10월 란커배, 11월에는 삼성화재배가 열린다. 현재 신 9단의 메이저 8회 우승 기록은 이창호(17회), 이세돌(14회), 조훈현(9회) 9단에 이은 공동 4위 기록이다. 중국 구리·커제 9단도 메이저 8회 우승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쿠키뉴스는 LG배에서 이른바 ‘커제 사태’로 중국 선수단이 불참한 이후 한국기원에 메이저 세계대회 관련 규정을 질의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메이저 세계대회 분류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본선 16강 이상, 우승 상금 1억5000만원 이상이면 메이저로 본다”고 답했다. 이는 메이저 세계대회 중 가장 작은 기전으로 분류되는 춘란배와도 부합한다.
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바둑TV와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 우승 상금은 2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시간에 추가 30초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