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임금 늘려달라”…국립대병원, 21년 만의 최대 파업 임박

“인력·임금 늘려달라”…국립대병원, 21년 만의 최대 파업 임박

기사승인 2025-09-15 12:16:21
서울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15일, 병원 본관 앞에서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찬종 기자

서울대학교병원, 강원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등 4개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21년 만의 최대 규모 공동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산하 4개 국립대병원 노조는 15일 각 대학 본관 앞에서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동시에 열고 “병원들이 인력 확충, 실질 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오는 17일부터 공동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병원은 지난 6월 말부터 40여 차례 교섭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의료 대란 이후 병원들이 약속했던 임금 인상과 인력 확충, 국립대병원 주무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한 찬성 등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제도상 수용이 어렵고 주무부처 이관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타협이 불발될 경우 약 8600명이 참여하는 2004년 이후 최대 규모의 국립대병원 공동파업이 현실화된다. 의료연대본부는 16일 저녁까지 진행될 교섭 상황을 지켜본 뒤 최종 파업 인원과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파업 중에도 환자 안전을 위해 일부 조합원은 필수 유지 업무를 맡는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병원 적자와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탓에 노동권을 빼앗겼다”며 “정부는 공공·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면서도 구체적 지원책은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파업에 2004년 이후 최다 인원이 참여하는 것은 현장 노동자들의 고통과 지역·공공의료 위기가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병원은 남은 이틀 동안 절실한 태도로 교섭에 나와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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