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강유정 대변인의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발언을 공식 속기록에서 삭제했다가 다시 복원하는 등 혼선을 빚으며 논란을 자초했다. 공식 기록을 임의로 고쳤다가 되돌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대통령실의 대응을 둘러싼 파장은 더욱 커졌다.
강 대변인은 15일 오전 8시50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추 위원장의 사퇴 요구 관련 질문에 “특별한 입장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는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서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대통령실이 조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에 일정 부분 동의한 것처럼 보도됐다. 파장이 커지자 강 대변인은 30분 뒤 언론 공지를 내 “선출권력의 입장을 임명권력이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에서 원칙적 공감을 언급한 것일 뿐, 사퇴 요구 자체에 대한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혼선은 이어졌다. 강 대변인은 오전 10시10분 다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것”이라며 “사퇴 요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의미는 오독이자 오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정정보도도 요청했다.
문제는 이후 배포된 속기록에서 불거졌다. 대통령실이 오전 11시 전후로 배포한 최종본 속기록에는 ‘원칙적으로 공감’이라는 표현이 통째로 삭제돼 있었다. 공식 기록에서 대변인의 발언이 임의로 누락되자 출입기자단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기자단 문제 제기 이후 속기록을 다시 수정해 ‘원칙적으로 공감’ 발언을 복원했다. 최종 공지에는 강 대변인의 원래 발언대로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라는 문구가 다시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