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조선 해양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인 가운데, 중동권 국가들에 대한 수출 파급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조선사가 사우디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비전 2030’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동권 국가들에 대한 사업 진출을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조선 분야에서 사우디와 ‘포괄적 협력 관계 확대’를 추진 중이다.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2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사우디는 오랜 기간 협력해 온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라면서 “사우디에 세우고 있는 IMI 조선소 운영에 심혈을 기울여 최고의 조선소로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우디는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발표한 ‘비전 2030’을 통해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피,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14년 국제 유가 폭락과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 OPEC 감산 합의 결렬로 사우디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 계기가 됐다.
송상현 단국대학교 중동학과 교수는 “당시 저유가 장기화로 인해 당시 그간 누려왔던 경제 혜택들이 제공되는 데 한계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비전 2030 추진에 있어서 조선업이 핵심 육성 분야로 선정된 만큼, 우리 기업에게 기회의 문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와 사우디의 협력 확대는 사우디에게 에너지 산업과 해양 물류, 국방 해양 장비까지 기간제 사업 확장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수출 판로를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세계 해양 패권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적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HD현대는 중동 지역에서 오랜 기간 레퍼런스와 강력한 영업력을 확보하고 있어 중동 지역에서도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수혜가 예상되며 4분기 배전기기 증설 완료로 향후 점진적인 배전기기 매출 증가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K-조선업 수출 호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다양한 국가들에 대한 성공적인 레퍼런스 축적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설비 증설부터 플랜트 공장 건축까지 아우르는 ‘조선 해양 패키지 수출 경험’은 K-조선업계의 지속적 수익 확보를 위한 마중물이 된다.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해외 기업을 유치해 투자를 확대하고 자국 생산을 확대하려고 한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이 개발도상국의 성공적 경제 모델이 됐다”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도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흐름 속에서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