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일본 총리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회담을 여는 것은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제주도를 찾은 이후 21년 만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며 “양 정상은 부산에서 한·일 정상회담과 만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총리와 셔틀외교 재개를 선언한 데 따른 답방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총리께서 지방 균형발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다음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할 경우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뵙고 싶다”고 제안했다.
강 대변인은 회담 장소가 부산으로 정해진 배경에 대해 “지난번 정상회담 저녁 자리에서 두 정상이 지방 도시 방문 의사를 나눴다”며 “약속을 지키는 의미에서 서울 외 지역을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했고, 자민당은 다음 달 4일 신임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부산 회담은 이시바 총리의 고별 외교 성격을 띠면서도, 양국이 셔틀외교를 통해 관계 개선 의지를 지속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게 됐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협력 방안을 비롯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미 공조 강화, 지역 및 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8월 회담 당시 합의한 지방 활성화, 수도권 인구 집중 해소, 저출생·고령화, 인구 감소 등 공통 과제에 대해 후속 협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강화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첫 주일본 대사로 이혁 한일미래포럼 대표가 26일 부임했다. 이 대사는 일본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외교가에선 이 대사의 현실적 한·일 접근법이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와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사는 곧바로 이시바 총리의 방한과 일본의 신임 총리 선출 등 주요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