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아닌 부활”…영주, 첨단베어링으로 심장 다시 뛴다 [데스크 창]

“지방 소멸 아닌 부활”…영주, 첨단베어링으로 심장 다시 뛴다 [데스크 창]

기사승인 2025-09-28 13:06:37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자동차 클러스터’, 일본 나고야의 ‘항공우주 밸리’,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혁신지구’는 세계 각국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 혁신을 통해 어떻게 국가 경쟁력을 높여왔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들 지역은 단순한 산업 단지가 아니라 기술과 인재, 연구와 생산이 어우러진 혁신 생태계를 통해 글로벌 산업의 판도를 바꿔왔다.

이제 경북 영주가 그 길에 도전한다.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가 지난 26일 첫 삽을 떴다. 단순히 하나의 산업단지가 아니라, 한국 제조업의 기술 자립과 공급망 안정화라는 국가 전략 목표 달성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베어링은 기계 산업 전반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으로, 특히 우주·항공·의료 등 국가 전략산업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그러나 기술 장벽이 높아 일본, 미국, 독일 등 일부 선진국이 독점해왔고 한국은 그동안 해외 의존도 문제로 자립의 한계에 부딪혀 있었다. 

이번 국가산단 조성은 이러한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다. 나아가 영주가 ‘베어링 수도’로 자리매김한다면 국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산업 자립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8만㎡(36만평) 부지 위에 들어설 산단은 단순한 공장 집합소가 아니다. 연구와 생산, 고용과 생활이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공간된다. 특히 국내 유일의 하이테크어링기술센터와 맞물려 집적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영주가 첨단 제조업 거점도시라는 꿈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산단 완공 이후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연간 약 749억원에 달하며 8000명에 이르는 인구 증가를 동반한다. 이는 줄곧 인구 감소 곡선을 그려온 영주에 활력을 불어넣는 변화다. 일자리가 늘고 세수가 확대되면 영주의 체질은 경제·사회 전반에서 한층 건강해질 것이다.

또 산업단지는 영주의 도시 구조를 새롭게 묶는 역할도 한다. 진입도로 확충과 정주여건 개선으로 기업과 주민이 함께 공존하는 산업도시 모델이 구현된다면 기업 투자 확대와 인구 유입이 동시에 일어나 지역발전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번 기공식은 ‘착공의 신호’가 아닌 ‘영주의 미래 선언’이었다. 이 구상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영주는 세계 혁신 사례들처럼 지역이 국가 성장의 심장이 되는 길을 걷게 된다. 

첨단베어링 국가산단이 영주를 ‘지방 소멸’이 아닌 ‘지방 부활’의 상징 도시로 바꾸어 놓기를 기대한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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